[yes+ 이 전시]

김성복:도깨비의 꿈

지령 5000호 이벤트

갖고싶다, 이 방망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는 어디에 있을까. 방망이를 두드리면 금과 은이 뚝딱 나오는 곳이라니 실제로 존재한다면야 어떻게든 가고 싶다. 어릴 적 꿈꿨던 환상의 세계는 어른이 된 지금도 너무 매력적이다. 원하는 꿈을 이루는 삶이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기에 간절함은 크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삶의 낙처럼 붙잡고 가는 희망의 끈, 그걸 이룰 수 있게 해줄 것만 같은 '도깨비 방망이'를 모티프로 한 전시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진행중이다.

곧 은평구로 이사를 앞둔 사비나미술관이 안국동 시절을 마감하는 전시로 택한 것은 김성복 작가의 개인전 '도깨비의 꿈'이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도깨비 방망이를 모티프로 한 다양한 입체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현대인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5세 아이부터 8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100여명의 사람들의 꿈을 드로잉이나 이야기로 담아 그것의 이미지를 일일이 조각한 작품 1200여점을 선보인다. 미술관에 10㎝ 안팎의 크기로 나무 조각한 다이어리와 선물상자, 전화기, 지갑, 배, 시계, 안경, 구두 같은 일상의 물건이나 요술램프 지니, 인어공주 등 동화나 신화에 나오는 영웅이나 초인의 형상을 조각해 크고 작은 현대인의 꿈의 파편을 모아 설치한 작품 '도깨비의 꿈'이 전시장 1층에 놓였다. 두툼하게 지폐로 채워진 지갑과 궁전 같은 집, 세상에서 가장 푹신할 것 같은 소파 등을 통해 고단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작은 소망이 담긴 다양한 꿈의 형태를 살펴볼 수 있다.
잡동사니 같은 꿈의 형상들은 모여 크고 둥근 우주의 형태를 이룬다. 2층 전시장에서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된 거대한 크기의 도깨비방망이 작품 '금 나와라 뚝딱'과 그 방망이가 만들어낸 듯한 각종 사물의 형태를 한 작은 스테인레스 스틸의 유닛들이 모여 달려가는 사람을 형상한 작품이 설치됐다. 가는 철사에 매달린 수 백개의 꿈조각은 작은 충격에도 흔들리며 꿈을 향해 부유하듯 달려가는 인간상을 이룬다. 전시는 24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