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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 美 1월 무역적자 10년래 최고…보호무역 명분 더한 트럼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8 17:16

수정 2018.03.08 21:20

566억弗로 전월대비 5% ↑ 수출도 1년래 최대폭 감소..中·加와의 무역적자 급증
트럼프 보호주의 강화 빌미 中 지재권 절도 의혹에 강공..철강 관세 부과안 서명할 듯
[G2 ‘무역전쟁’] 美 1월 무역적자 10년래 최고…보호무역 명분 더한 트럼프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의 보호무역 정책에 반대해온 게리 콘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퇴 발표로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1월 무역적자가 거의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는 무역적자 확대가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명분을 추가해준 것으로 분석했다.

미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미국의 1월 계절조정을 반영한 무역적자는 566억달러로 전월(539억달러) 대비 5.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수지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5개월 연속 늘어나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서베이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551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1월 수출은 2009억달러로 전월 대비 1.3% 줄어 1년여래 가장 큰 폭 감소한 데 반해 수입은 2575억달러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무역적자 주요인 對中 적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적자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하는 대중(對中) 상품 무역적자는 1월에 360억달러로 2015년 9월 이후 최고, 또 미국의 대(對)캐나다 상품 무역적자는 약 3년 만에 최고인 36억달러로 집계됐다.

경제적 관점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는 미국 가계의 꾸준한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 증가로 수입이 늘어난 것을 반영한다.

또 작년 4.4분기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무역이 미국의 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무역적자는 지난해 4.4분기 미국의 GDP를 1.13%포인트 잠식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는 경제보다는 정치적으로 훨씬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피어스는 고객노트에서 "무역적자 확대는 최근 몇 주간 목격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적 수사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계획에 대한 국내외의 폭넓은 반발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가 보호무역 정책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중국 측에 대미 무역흑자를 연간 10억달러 축소하는 계획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우리와 중국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올 것인지 고대하고 있다. 우리는 서둘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中지재권 절도' 신속 대응

블룸버그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의혹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중국의 미국 내 기업 인수를 단속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여러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지식재산권 절도에 신속 대응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행위가 과거 여러 해 동안 이뤄져왔던 것처럼 (다시) 벌어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하원의원 100여명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편지를 백악관에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8일 오후 관세부과 계획을 설명하는 선언문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세출위원장(텍사스)은 공화당 의원 107명이 서명한 이 편지는 트럼프에 "의도하지 않은 많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광범위한 관세부과를 재고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에 보낸 편지에서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고) 대신 "불량 행위자들"을 겨냥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분명 부과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아주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이 특정 국가들을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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