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본격화]

'처방' 갈린 중소 조선사..앞날은 여전히 '안갯속'

STX는 사업재편,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채권단, 처리방안 발표..신규 자금지원은 없어
STX 한달내 비용 등 감축..구조조정 쉽지 않을 듯


STX조선해양은 40% 이상의 인력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자력 생존을, 성동조선해양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향후 회생을 도모키로 했다. 성동조선은 주력선종인 중대형 탱커 수주부진 등으로 성장동력이 떨어져 현 상태로는 선박건조 및 블록.개조사업 등으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STX조선은 일단 탱거와 소형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의 시황이 회복될 가능성에 있다는 점에서 인력 구조조정 등을 기반으로 자력생존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STX조선도 한달 안에 인력을 40% 이상 줄이는 내용의 노조확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양사 모두 앞날이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들 중소형 조선소가 모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해도 중소형 선박에 대한 국내 경쟁력은 잃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STX조선의 인력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나섰다.

■성동조선 생존 가능성 희박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소형 조선소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성동조선은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 체제를 끝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채권단 재무실사에 이어 이번 산업컨설팅에서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성동조선이 수리조선소나 블록공장 등으로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한다고 해도 장기간 순손실이 지속되고, 유동성 문제도 심각할 수 있다. 또 올 2.4분기 부도 우려도 있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성동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게 '청산'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법원 주도로 자산 축소와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회생 기회를 도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정관리하의 사업재편을 통한 회생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은 행장은 "회생 가능성이 있으면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을 고려했겠지만 현재로서는 법정관리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회생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긴 하지만 업계의 전망은 생존 가능성에 부정적이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데다 보유 현금이 거의 없고 수주잔량도 지난해 말 기준 5척에 불과하다. 이 5척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순간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주사들이 회생이 불투명한 조선사에 굳이 일감을 맡길 이유가 없어 신규 수주도 어렵다.

■STX조선도 '험로' 예고

STX조선은 산업은행의 관리하에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 고강도 자구안을 통해 LNG.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로 사업재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채권단의 신규 자금지원 없이 자력생존하기로 했다.

STX조선은 지난 법정관리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고 지난 2월 말 기준 가용자금 147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 2016년 5월 한 차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일단은 버텨갈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는 데다 조선시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달 이내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계획과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난다 해도 지속 생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성동조선과 STX조선이 동시에 법정관리로 가면 조선산업 전반의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어 STX조선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은 행장은 여기에 "두 조선소 모두 법정관리로 간다고 해도 중소형 수주를 받아줄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 결과 국내 경쟁력을 잃지 않는다고 나왔다"고 말해 STX조선의 법정관리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