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임금 동결된 대학 교수님 "학생 등록금 연계돼 말도 못 꺼냅니다"

수당에 연구비까지 포함.. 해외학회 참석하고 싶어도 지원비로는 항공권도 못사
교육부 "10년새 재정지원 2배가량 늘려 1조 넘어"

대학등록금이 수년간 동결되면서 교수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부분 사립대학 교수들은 등록금 동결로 사실상 올해도 10년 전과 똑같은 임금을 받게됐지만 임금이 등록금과 직접 관계가 있어 목소리를 키우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교수들은 연구비까지 포함된 임금 동결로 연구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외국 대학의 러브콜에 쉽게 노출돼 인력 유출이 우려된다고 하소연한다.

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대학은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지만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제외 등 불이익 때문에 국내 주요 사립대는 2018학년도 등록금을 동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상당수 대학의 교수 임금도 동결됐다.

■연봉에서 연구비, 활동비 빼면 '빠듯'

K교수가 재직 중인 서울의 한 대학은 조교수 7000만~8000만원, 부교수 8000만~9000만원, 정교수 1억원 정도의 연봉을 지급한다. 등록금 동결 정책이 시행된 약 10년 전 그대로다. K교수는 "연봉에는 강의수당, 본봉과 함께 연구비까지 포함돼 있어 연구 비용을 쓰고 나면 빠듯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해외 교류를 위한 대학의 지원비는 1년에 150만원에 그쳐 해외 학회 참석을 통한 외국 학자들과 교류 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성수기에는 대학이 미국 왕복 비행기 이용료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K교수는 "'4차 산업혁명 주도' '기술혁신' 등의 목소리는 높지만 정작 이 같은 기술 발전의 핵심인 대학 활동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수는 "신임교수의 경우 초봉 5000만원을 받는데 대기업 연봉보다 적다"고 털어놨다.

특히 국내 교수들의 해외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 유명 대학 A교수는 "유럽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국내 대학 교수들에게 현재 연봉보다 2, 3배 더 주겠다며 러브콜을 보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제안을 받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고 실제 지난해 한 대학 교수 3명이 퇴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에도 임금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 불만은 있지만 교수들이 침묵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수와 학생이 '제로섬 게임'에 놓여 있어서다. 서울의 한 대학 B교수는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교수 월급을 올리려면 학생 장학금을 깎아야 한다"며 "이로 인해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재정지원 늘렸는데…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 10년간 교수들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규모를 대폭 늘려 연구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중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7년 정부가 BK(우수 고등인력 양성 교육정책), 수도권.지방대 NURI(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사업) 등 6개 사업을 통해 대학에 지원한 금액은 8003억원이고 이후 'PoINT(국립대학 역량 강화)' 사업 신설 등으로 2016년 정부 지원이 1조4700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약 2배 늘었다.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관계자는 "대학등록금 동결 때문에 자금난에 시달려 연구를 진행하지 못한다는 일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직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등록금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완화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등록금 인상만이 대안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이 여전히 비싼 편이어서 등록금 인상을 문제 해결의 열쇠로 보면 안 된다"며 "정부가 초.중.고등학교 운영비를 지원해주는 것처럼 대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필요성을 감안해 대학 운영비도 지원해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