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공개변론 "의무휴업일 효과 없어" vs. "소상공인 보호할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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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지자체, 격론

8일 서울 계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1.2.3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마트 측과 지자체 측은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법 조항을 두고 헌법재판소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대형마트 측은 "영업의 자유와 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으나 지자체는 "시장의 남용을 막고, 근로자의 건강권을 주는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맞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실제 효과 없어"

헌재는 8일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2 1.2.3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과 관련한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2013년 1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상생발전을 근거로 각 지자체장이 관할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대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월 2회 안에서 지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 등 대형마트 7곳은 인천 중구 등 지자체가 헌법상 재산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대형마트 측을 대리하는 신우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통업체를 사후적으로 제한하는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해당 조치는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의 희생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법 조항에 명시된 제재 근거가 다른 법으로도 수립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는 노동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측은 제재가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여러 논문에 따르면 대형마트 도입으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됐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따라서 시장 상인들도 대형마트 휴업일에 같이 휴업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

지자체는 법 조항에 명시된 '지자체의 재량'을 근거로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했다. 최재성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는 "대형마트의 영업권을 제한하는 주체는 지자체장으로 명시됐다"며 "이에 따라 법 조항 자체가 경쟁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경제주체가 희생한다는 대형마트 주장에 대해 헌법에 명시된 조항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시장의 남용을 막는 헌법 119조 2항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헌법 123조에 의해 위헌 소지가 없다"며 "근로자의 건강권 역시 비정규직과 여성이 다수인 대형마트에서 우선적으로 건강권이 필요하다는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지자체 측은 규제 효과가 미비하다는 점도 시각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규제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많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온 연구도 많다는 것이다.


양측의 발표 이후 재판관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주심인 김창종 재판관은 "지자체장에게 재량권을 부여해 공익 달성에 유효한 수단이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재량권이 부여됐다고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에서 일괄적으로 일요일을 휴업일로 지정했다"며 "법의 취지와 달리 대형마트 고객이 중대형 상점이나 온라인으로 옮겨져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답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