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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운명의 봄' 도래...4월 남북정상회담·5월 북미정상회담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9 16:31

수정 2018.03.09 16:31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반도 비핵화 여부를 가를 '운명의 봄'이 도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5월 안에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역대 사상 처음이다.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합의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와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가 정식으로 대화테이블 위에
오르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중재외교'가 취임 이래 10개월만에 첫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워싱턴을 방문, 8일 오후(현지시간)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가능한 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항구적 비핵화 달성을 위해 오는 5월까지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정 실장은 방북 당시(5~6일)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과 대화가 진행되는 중엔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모라토리엄(중지)을 밝혔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또 김 위원장이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설명했다. 이 자리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트럼프 정부 핵심 외교안보라인들도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5월 안에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확인한 정 실장은 9일 오전 9시께(현지시간 8일 오후 7시)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공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북·미 정상간 회동 날짜와 장소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소는 현재로선 평양, 판문점, 워싱턴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에서 결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초대를 수용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워싱턴에서 날아든 낭보에 문재인 대통령은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 궤도에 들어설 것"이러고 내다봤다. 아울러 "어려운 결단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 바라는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북·미간 정상회담 추진은 17년 만이다. 지난 2000년 11월 임기 종료를 코 앞에 둔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만남이 합의됐으나 이후 미국 내 강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회담 추진 역시 마지막까지 안심하기엔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 발표 뒤 트위터를 통해 미·북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큰 진전이 이뤄졌으며, 이 기간에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없다. 하지만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를 병행하면서도 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이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뤄나가겠다"며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연유다.

북·미 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남북대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설치를 지시하고, 준비위원장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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