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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北-美 정상회담]北-美 중재 성공한 文대통령 "한반도 평화 역사적 이정표"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9 17:58

수정 2018.03.09 17:58

악재.중간선거 앞둔 트럼프..대북제재 곤경 빠진 김정은
北-美 서로 이익 맞아떨어져 김여정.틸러슨 특사 가능성
4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대전환기를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일촉즉발 대결구도로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한반도는 동북아의 화약고로 불리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맞불을 놨던 것이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어진 해빙무드와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외교로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의 대화국면으로 전환됐다. 대화기조가 유지되는 한 북측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에도 나서기로 한 만큼 향후 봄바람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 역사적 이정표"

대북특별사절단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8일(현지시간) 방미 첫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하는 답변을 받아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분(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며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또 "어려운 결단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해준 트럼프의 지도력은 남북 주민,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루면서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다는 의지다. 주변국들과도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 실장은 방중.방러, 서 원장은 방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북·미 정치적 이익 맞아"

북·미는 서로의 정치적 이익이 맞아떨어져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 빅딜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면 그 자체로 전향적인 일대 사건이 된다. 러시아 스캔들로 곤혹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외교력을 발휘한다면 중간선거 등 정치적 입지를 높일 수 있다. 비즈니스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는 임기 내 비핵화를 해결하겠다는 큰 목적을 갖고 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체제 선전에서 최고의 정치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전방위 대북제재로 북측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남북대화, 북·미 대화로 타개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북측 헌법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추구하면서 불완전하지만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 핵담판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은 대북특사단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란 사실을 언급하는 등 전향적인 변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 특사교환 전망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파탄을 막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서로 빅딜을 추구할 만한 이해관계가 있다"며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 문재인정부의 운전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향후 북측의 비핵화 실행은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지만 북측은 대화 기간 중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해빙무드를 유지할 수 있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5월까지 핵.미사일 도발이 유예되면서 북측이 경제발전으로 노선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측의 경제적인 관심으로 조성되는 평화가 동북아로 퍼지는 정세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미도 특사를 서로 파견할 가능성도 나온다.

북측은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외교담당 부위원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특사로 참가하는 고위급대표단을 미국에 보낼 수도 있다.
미국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할 수 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선호하고, 미국은 김정은의 워싱턴DC 방문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 정상회담 장소는 실무협의로 결정될 전망이다.


북측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6월부터 북·중, 북·러, 북·일 정상회담도 연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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