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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 후폭풍] 한국,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한은 통화정책 숨통 트이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1 17:26

수정 2018.03.11 20:54

남북관계 긴장 완화되면서 부도위험지표 연중 최저
외국자본 유출 걱정도 덜어..한은 정책변수 줄어든 셈
[트럼프 무역전쟁 후폭풍] 한국,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한은 통화정책 숨통 트이나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발표되면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잠재적 리스크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 흐름의 안정성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로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연중 최저치에 근접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여유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부도위험, 연중 최저치 근접

11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5년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bp를 기록했다. 올해 연중 최저치인 42bp(1월 11일)에 근접했다.
연중 최고치인 59bp(지난달 9일)와 비교하면 16bp 떨어졌다.

CDS프리미엄은 통상 국가부도위험지표로 인식된다. 5년물 외평채로 산출되는 한국의 CDS프리미엄은 남북 및 북·미 관계와 직결된다. 관계 악화로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 한국의 부도위험이 높아지고, 그만큼 CDS프리미엄도 상승하게 된다. 지난해 북한이 연이어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CDS프리미엄은 70bp대까지 상승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 한국 CDS프리미엄이 40bp대 초반으로 하락한 것은 남북과 북·미 관계의 개선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대화를 재개했고, 그 결실이 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졌다"며 "지난 2000년, 2007년 두 차례 있었던 정상회담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한국 경제의 안정성은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지난해와 올해 초 기축통화국인 캐나다, 스위스 등과 연이어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한국 경제의 안정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던 것이다.

■한은 통화정책 영향은?

한국 경제의 안정성에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채권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개월 동안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자금은 총 45억2000만달러다. 두 달 만에 지난해 전체 채권시장 외국인 유입자금(80억5000만달러)의 절반을 넘긴 것이다. 국내 채권시장 유입자금의 성격을 보면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해외 자산에 장기투자하는 성격의 공공자금들이다. 한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 덕분에 한은은 통화정책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은의 최대 고민은 미국과의 금리역전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로 같은 수준이다.
이달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되고, 이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한은은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지만 낮은 물가상승률과 미국의 통상압력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남북관계 긴장완화 기조가 외국인 자금유출 압력을 낮춰준다면 한은 입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움직임보다 국내 경기상황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펼 수 있게 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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