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현장르포] 산업부-중진공 '해외지사화사업' 매칭상담회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1 19:11

수정 2018.03.11 19:11

"믿을수 있는 무역컨설팅업체 한자리서 만나"
해외진출 고민하는 중기..'4대 1' 뚫고 182개사 참여
해외민간네트워크 120곳과 수출.투자.기술제휴 등 나서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해외민간네트워크 매칭상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해외민간네트워크 매칭상담회를 개최했다.

"10시30분부터 도원닷컴과 약속이 있습니다."

"매인에너지아에서 오셨죠? 9번으로 가시면 돼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해외지사화사업 추진을 위해 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매칭상담회 현장은 북적임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중진공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 동안 30분 간격으로 나눠 매칭 상담일정을 사전에 조율했다. 또 시간별 매칭팀이 정해지면 사전에 자료를 교환하고 현장에서 만나 빠른 의사 소통과 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수출도 준비된 기업이 유리

해외지사화사업은 정부가 해외에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현지지사 역할을 대행할 현지 컨설팅 법인을 지정,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업부 예산으로 1년 단위 컨설팅 계약 금액의 70%를 중진공을 통해 지원한다.

현지지사인 해외민간네트워크는 직접 해외 진출을 해봤거나 현지 네트워크가 탄탄해 중소기업의 수출, 해외 투자, 기술제휴 등 컨설팅이 가능한 해외 현지 컨설팅.마케팅 전문법인이다. 현재 총 42개국에서 120개사가 지정돼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중소기업 182개사와 해외민간네트워크 120개사를 매칭해 상담회가 진행됐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컨설팅기업 LPR글로벌 미카 리 대표는 "행사 취지도 좋고 업체와 국내 중소기업, 해외 바이어 모두에게 도움되는 일이라 계속 참가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LPR글로벌은 10년째 해외민간네트워크로 선정돼 국내 굴삭기, cnc 선반 등 전용장비 업체와 테네코, 월풀 등 북미 지역 기업과 연결시켜 주고 있다. 리 대표는 "품질이 좋은 장비를 생산하려면 제조사들이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제조사들은 부품이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 "부품, 제조기술이 뛰어난 우리나라 장비 업체들이 북미 지역에서 관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해외지사화사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물량 공세에 나선 중국.대만제품이 주를 이루는 범용장비의 틈새를 국내 전용장비로 뚫었다. 실제 최근 3년간 10개 장비업체의 수출을 도와 50억원 가까이 수출 실적을 올렸다. 최근에는 유진테크가 LPR의 도움으로 테네코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도 기본적인 수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리 대표는 "수출에는 해당 국가의 언어도 필요하고 바이어를 응대할 정도의 인력과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이 수출을 위한 준비를 해보지 않았거나 컨설팅사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경우엔 계약을 하지 않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컨설팅 기업-수출 기업 윈윈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사업 대상자로 참석한 가상현실(VR) 게임 전문 개발사 페이크아이즈는 업계 최초로 최대 8인이 동시 접속하는 대전 게임을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게임 플랫폼 오큘러스 스토어에 직접 개발한 '콜로니 어벤저스'를 등록해 1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또 현재 4차 베타까지 완료하고 오는 6월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페이크아이즈는 현지 마케팅과 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에 신청했다. 이번에 '발전단계' 기업으로 참여해 미국에 본사를 둔 컨설팅 업체 클러리안(Clerian)과 계약했다.

김석중 대표는 "발전단계 기업엔 컨설팅 비용이 확장단계 기업만큼 지원되지는 않아 별도로 계약해야 한다"면서 "중진공을 통하면 믿을 수 있는 컨설팅 업체를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이니 네트워킹도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해외민간네트워크인 RS글로벌은 국내기업 수출 불모지였던 러시아 시장을 개척했던 1세대로 사업 초창기부터 활동 중이다.

이 회사 홍혜경 대표는 "초창기에 러시아에 진출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줘야한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라면서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고 웃어보였다.


현재 RS글로벌은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 '더말코리아'의 '예쁜스킨' 등 제품을 카자흐스탄에 독점 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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