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중재외교' 中·日로 확대...특사단 12일 시진핑·13일 아베 면담

지령 5000호 이벤트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방 지원사격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귀국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대북특사단원들에게 방문 결과를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중재외교'가 중국·일본으로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워싱턴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의 특사단은 북·미 대화 성공적 개최를 위한 다음 수순으로 12일과 13일 각각 시진핑 국가주석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방북·방미 성과를 설명한다.

2박4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11일 귀국 직후 오후 5시15분부터 약 1시간 15분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면담 등 방미 성과를 보고 했다. 정 실장은 12일 오전 곧바로 베이징으로 날아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등 최근 상황을 설명하고 중국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서훈 국정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역시 이날 정오께 도쿄를 향해 출발한다. 서훈 원장 일행 역시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13일)이 확정된 상태다.

6자회담 테이블 준비하나
정의용 실장은 베이징을 방문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 측 핵심인사를 만난 뒤 12일 오후 시주석을 예방한다. 시 주석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조속한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실장은 사실상 문 대통령의 특사로서 시주석에게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북한 문제에 일정부분 거리두기를 했던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중국이 여전히 북한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있는 것으로 보고, 중국 측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할 것으로 주력할 방침이다.

서훈 원장은 일본을 방문해 최근 북·미 정상회담 성사란 극적 반전에 당혹스러워하는 아베 총리를 대화테이블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간 대좌를 안정적으로 이끌려면 일본의 협조도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 지난 10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인원과 기자재 조달에 필요한 초기 비용 3억엔(약 30억3000만원)을 부담할 것이라고 보도, 일본 정부 역시 대화테이블에서 소외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북핵회담이 '4자회담'으로 좁혀지게 될 경우, 한반도 문제에 있어 일본이 설 공간은 사라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특사단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사단이 러시아까지 방문하게 되면 과거 6자회담 참여국들을 모두 만나게 되는 것이다.

통일부-외교부 후방지원
청와대 중심의 특사단이 전면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주무부처인 외교부와 통일부는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맡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15일께 미국 워싱턴 방문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의제 등 실무적인 내용을 조율한다. 현재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 방문 중인 강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정상 차원에서 대화 의지는 확인됐고, 북핵 문제는 북·미 대화가 관건이어서 의제 등을 준비해서 장을 만드는 것은 실무진의 역할"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이 가교 역할을 해야겠지만, 회담 준비 과정에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총체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미국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 미진한 부분을 면밀히 분석해 전략을 수립,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향후 한·미 군사훈련이 '유동적'이란 입장을 내놓으면서 향후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야 할 국방부와 청와대를 위한 '지렛대' 역할에 나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0일 한 방송에 나와 "1992년, 1994년 당시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이 남북 관계, 북·미 간의 대화 등으로 연기되거나 중단됐던 사례들이 있다"며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한·미 훈련 조정 등이 한·미 간에 협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내 역할분담 차원으로 해석된다. 당장 한·미 연합훈련이 조정되진 않겠지만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은 축소 등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