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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녀의 첫 AI 비서가 되고 싶다"…이통3사 'AI 키즈폰 대전'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2 15:47

수정 2018.03.12 15:47

어린이 음성 데이터 수집은 물론 모바일 서비스 습관까지 바꾼다
“당신 자녀의 첫 인공지능(AI) 비서가 되고 싶습니다.”
이동통신업계의 AI 플랫폼 경쟁이 ‘키즈폰 대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형 기기)인 ‘키즈폰’에 자사 AI 비서와 각종 어린이 전용 콘텐츠를 탑재, 모바일 서비스 이용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

SK텔레콤 어린이 모델이 아이언맨 캐릭터가 입혀진 '쿠키즈 미니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어린이 모델이 아이언맨 캐릭터가 입혀진 '쿠키즈 미니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신규 기능 및 서비스를 담은 키즈폰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과거 ‘겨울왕국’ 등 유명 캐릭터로 동심을 사로잡았지만, 최근엔 AI 비서 고도화를 위한 발화 데이터 수집과 차세대 모바일 메신저 테스트베드(시험대) 형태로 키즈폰을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AI 플랫폼 ‘누구(NUGU)’를 어린이 전용 스마트 워치(‘준x누구’)에 탑재한 데 이어 최근 출시한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쿠키즈 미니폰’)에 모바일 메신저 ‘미니톡’을 선탑재했다. 인터넷 웹서핑과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를 차단한 상태에서 카카오톡 대신 미니톡만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할 미니톡의 첫 타깃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2011년생)한 학생들로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10대들은 프로필 사진만 바꿔도 부모가 바로 알아채는 카톡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채팅(다이렉트 기능) 등을 이용한다”며 “카톡 이탈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묘책 마련이 후발주자들의 최대 과제”이라고 전했다.

또한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 탑재 단말 종류를 확대하면서 자체 클라우드에 각종 상황별 음성 데이터를 쌓고 있다. 특히 ‘준x누구’를 시계로 착용한 어린이들이 음성명령으로 통화를 하는 것은 물론 날씨, 한영사전, 위키디피아 검색까지 말로 하면서 정형화되지 않은 어린이 음성 인식률이 개선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집 안 거실에 놓인 스마트 스피커로는 ‘동요 들려줘’ 등 어린이 음성 데이터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AI 탑재 스마트 워치는 대부분 입을 가까이 대고 상황별 음성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명확한 어린이 발화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어린이 모델들이 7일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를 착용해 선보이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어린이 모델들이 7일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를 착용해 선보이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최근 자사 AI 플랫폼을 탑재한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의 최대 경쟁 포인트로 어린이 목소리 인식률을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이 주로 쓰는 단어나 억양, 문장 패턴 등을 기계학습(머신러닝)한 AI를 스마트 워치에 적용해 경쟁사 대비 어린이 목소리 인식률이 높다.

KT 어린이모델이 기가지니 음성 AI를 적용한 스마트워치폰 '무민키즈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T
KT 어린이모델이 기가지니 음성 AI를 적용한 스마트워치폰 '무민키즈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T

KT 역시 ‘핑크퐁’ 캐릭터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와 손잡고 AI 비서를 통해 동화·동요는 물론 한글·영어·숫자 배우기 등을 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KT AI 비서 ‘기가지니’를 통해 ‘핑크퐁 영어 따라 말하기’를 하면, 기가지니가 발음정확도 등을 분석해 “엑설런트!”라고 칭찬하는 등 피드백을 해주는 형태다. 또 최근엔 기가지니 음성 AI를 적용한 스마트워치폰 '무민키즈폰'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에선 아이가 옹알이로 아빠·엄마보다 ‘아리야(AI 비서 호출 명령어)’를 먼저 하는 영상이 화제”라며 “우리 보다 먼저 AI 비서 ‘알렉사’가 대중화된 미국의 경우 부모나 친구 대신 AI 비서와 유대감을 형성한 어린이의 성장발달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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