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가족이다]

"잘 키울 수 있을까 오랜시간 고민..반려동물 관리사 수강이 큰 도움됐어요"

지령 5000호 이벤트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4.반려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8)식용견 구조 및 입양사례 릴레이 인터뷰
개 농장서 구조된 '나슬이' 새 삶 찾아준 김현희씨
실습장소에서 모견 '나래' 첫 만남후 함께 구조된 새끼 '나슬이' 입양 결정
데려오기 전부터 이웃에 양해 구해 "사람들에 피해 주고 싶지 않았어요"
동물과 기르는 사람의 궁합도 중요 "자신과 성향 맞는지 미리 살펴보세요"

동물권단체 케어 입양센터에서 나슬이를 입양한 김현희씨가 나슬이를 안고 있다.나슬이는 개 농장에서 구조됐다.
구조 당시의 나슬이와 형제들
나슬이의 현재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난해 초복날인 7월12일 한 전통시장에서 행해지던 불법 개도축을 관계당국에 고발하고 개농장 실태조사를 위해 경기 남양주의 한 개 농장을 방문했다. 그곳에는 더러운 뜬장(지면에 띄워 설치한 사육시설)에 150여마리의 개가 갇혀 있었다. 케어는 그중 새끼 4마리를 둔 믹스견 가족을 구조했다. 이번 주에는 케어의 입양센터에서 이들 구조견 중 한 마리인 나슬이를 입양한 김현희씨를 만나봤다.

■"반려동물 관리사 수강이 인연"

김씨가 개를 입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상시 개를 매우 좋아했지만 입양은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고 나서 몇 년 동안 '내가 개를 잘 키울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했다"며 "개를 키우기 위한 자신감을 갖기 위해 '반려동물 관리사' 교육을 2개월 정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가 수업을 듣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펫숍에서 강아지를 구매하는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펫숍의 현실에 대해 알게 됐다. 그는 "이전까지 펫숍 쇼윈도 앞을 지날 때마다 그저 강아지들이 귀엽다는 생각만 했지 그 이면의 어두운 부분까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곧 펫숍의 실체를 알게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펫숍에서 한 마리를 돈 주고 데려오면 그 빈자리를 채우려고 또 어디선가 강제 교배, 번식 등을 당하는 아이들이 있을 테고 그 쓰임을 다한 아이들은 버려질 거라는 생각에 펫숍에는 차마 갈 수가 없었다"며 "그러다 수업 막바지에 케어로 실습을 가게 됐고 그게 '나슬이'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입양 결정 전 남편과 진지하게 상의"

김씨가 케어의 입양센터를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원하던 개의 생김새나 크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케어 실습 도중 보호견 나슬이의 모견 '나래'와 함께 산책할 기회가 있었고, 그후 한동안 나래가 눈에 밟혀 남편과 입양에 대해 진지하게 상의하기 시작했다. 그는 "남편한테 나래 사진을 보여주면서 상의를 했는데 남편은 개가 어렸을 때부터 커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며 "함께 기를 아이였기 때문에 그 마음도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마침 나래와 함께 구조된 나래의 아기들이 있어 그 중 한마리를 키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남편과 함께 케어 입양센터를 찾았을 때 세 아이 중 나슬이가 유일하게 고개를 돌리며 쳐다봐 마음을 뺏겼다.나슬이의 입양문의가 셋 중 가장 적은 편이라는 얘기에 입양을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남편은 사실 처음부터 강아지 입양에 대해 호의적인 편은 아니었다"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 입양을 결정함으로써 지금은 나보다 남편이 (나슬이를)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쓴다"며 웃었다.

■"이웃에게도 양해 구하고 양육"

김씨는 입양 결정 후 가장 먼저 이웃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당시 한 연예인 반려견의 개물림 사고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개를 무조건 덮어놓고 미워하기보다 일부 예의없는 반려인들 때문에 반려견까지 더불어 미워하는 사례를 봐 왔기 때문에 더욱 더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모두가 예뻐하지 않아도 되는데 피해를 줘서 미움 받는 강아지가 되게 하고 싶진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씨는 "입양 2~3주 전부터 집주인 동의를 받고 이웃에는 서면으로 양해를 구했다"며 "나슬이가 워낙 안 짖는 편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짖음을 비롯해서 개와 관련한 보편적인 문제들로 이웃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나슬이 마음 열때까지 기다릴꺼예요"

나슬이가 김씨네 가족이 된지 3개월째로 아직 나설이는 가족에게 마음을 완전히 열지 못한 상태다. 김씨는 "나슬이를 집으로 데리고 온 후 며칠간은 케이지에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았다"라며 "손길만 닿아도 화들짝 놀라서 도망갔고 산책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이 지난 이제서야 가끔 먼저 와서 애교도 부리지만 아직은 마음을 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만난 지 3개월 된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걸 열고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나슬이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씨는 "나슬이가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한순간 한순간이, 더 기쁘고 감격스럽게 느껴진다"며 "나슬이가 처음 먼저 다가와서 만져 달라고 몸을 기대는 순간, 누워있는 제 팔밑을 파고들던 순간은 지금 생각해도 감격스럽다"며 웃었다.

■"보호소 통한 유기견 추천해요"

김씨는 보호소의 유기견을 입양할 경우 많은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호소 관계자를 통해 아이의 성향이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기본적인 훈련이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강아지 성격을 미리 파악하고 내 성향과 잘 맞는 아이인지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반려견과 성향이 달라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여럿 봤는데 그만큼 성향 문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슷한 맥락으로 강아지의 질병이나 습관에 대해서도 미리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며 "펫샵에서는 2~3개월 된 강아지를 최대한 건강하게 포장해 판매하기 바쁘다보니 어떤 전염성 질환이나 유전적인 질병이 있을지 모르는데, 보호소를 통하면 기본적인 정보는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명을, 특히 유기견을 거두는 일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지만,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내 가족이 아프거나 비뚤어진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가족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