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한국 중재 싫은 美.. 한국 주도 싫은 日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3 17:22

수정 2018.03.13 17:22

美·日, 북과 직접 대화 나서나
阿순방 단축하고 온 틸러슨 "북에 직접 듣고 싶다".. 양측간 정상회담 조율 원해
日 '대북채널' 없지만 북일 회담 등 외교전 욕심
미국과 일본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북측 입장을 직접 듣고 싶다는 요구를 내놓으면서 북.미, 북.일 직접 외교전도 부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대북특별사절단의 입을 통해 간접화법으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지만, 북측의 메시지를 직접 듣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향후 북한의 공식 대화 제의를 받은 뒤 세부적인 협상을 북.미 간 직접 해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가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도 패싱(passing.건너뛰기)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북·일 정상회담 추진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변변한 대북채널이 없어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제재 위주의 협의와 조언을 해왔지만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급격한 속도로 성사돼 재팬 패싱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성사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관련 공식입장이나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측 대북특별사절단과 김 위원장의 접견.만찬 및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은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美.日 "北의 메시지 직접 듣고 싶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순방을 하루 단축하고 워싱턴DC로 복귀하면서 "북한에 어떤 것도 직접 듣지 못했다"며 북한에 직접 듣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수락해 북·미 정상회담은 대화 의제, 장소, 시기 등 구체적 사안이 합의되지 않은 매우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회담은 중립적 위치에서 개최돼야 하며 양측 간 조용히 개최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측은 북·미 간에 뉴욕채널 등이 가동돼 구체적인 물밑접촉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뉴욕채널은 최근 은퇴한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가 주로 소통했다. 윤 특별대표 이후에도 뉴욕채널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北 북.미 대화 관련 공식입장 없이 침묵

일본도 북측의 메시지를 직접화법으로 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측 특사단인 서훈 국정원장이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12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했지만 '얼마나 정확한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토 마사히사 일본 외무상은 최근 한 방송에서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 분위기에 따라 그런(북·일 정상회담)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본은 김 위원장의 본심을 파악하고 싶어하지만 연락채널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내달 방미에 앞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시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언급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북측 당국과 매체들은 5월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도 공식입장이나 보도를 내보내지 않고 침묵해 그 이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우리측 특사단을 통해 제안한 북·미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만큼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미 정상회담 관련 북한 당국의 공식 반응이 아직 없다"며 "북측 나름대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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