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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가 폼페이오, 트럼프 美우선 강공펼친다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16:56

수정 2018.03.14 16:56

FILE PHOTO: CIA Director Mike Pompeo speaks at the FDD National Security Summit in Washington, DC, U.S., October 19, 2017. REUTERS/Yuri Gripas/File Photo<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FILE PHOTO: CIA Director Mike Pompeo speaks at the FDD National Security Summit in Washington, DC, U.S., October 19, 2017. REUTERS/Yuri Gripas/File Photo
【워싱턴 서울=장도선 특파원 박종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평소 충돌이 잦았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선임하면서 강경론 위주의 외교노선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당면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타당한 인사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폼페이오'호흡이 지금 같은 급박한 국제정세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폼페이오 국장의 내정 소식에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를 진정으로 신봉하는 인물이 외교 정책을 총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 폼페이오 책상엔 북한, 헤지볼라 서적들
시사 주간지 타임은 폼페이오를 야심가이자 항상 성공을 거둬온 인물로 묘사한다. 캔사스 출신으로 올해 54세인 폼페이오는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냉전시대 동독과 서독을 가르는 국경지대에 배치돼 군생활을 했다.
이후 하버드대학 법과대학원을 거쳐 일류 로펌과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연방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 강경보수파들의 모임인 티파티 회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실용주의적 노선을 추구했다. 폼페이오의 과거 보좌관들은 그가 의원 시절 실용주의자답게 통과 가능한 법안에 집중했다고 회상한다. 타임은 하원 정보위원회에 소속된 폼페이오가 하루 2시간씩 의회에서 안보 평가보고서를 읽었고 그의 책상에는 북한과 헤지볼라 관련 서적들이 놓여있었다고 전했다
2014년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맹렬히 몰아세웠던 폼페이오 국장은 2016년 러시아와 트럼프 대선캠프 간의 결탁이 과장됐다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외교노선을 지지했다.

이후 지난해 1월 CIA 국장에 취임한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론을 유지했다. 그는 같은 해 5월 CIA내 대북 정보수집 등을 전담하는 '코리아 임무 센터'를 창설했으며 2개월 뒤엔 "북한에 대한 비밀공작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장은 올해 1월에도 "북한은 전시용 미사일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하는 미사일 능력을 원한다"며 북한이 수개월 내에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핵무기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그의 내정 소식을 전하면서 "폼페이오와 나는 시작부터 손발아 아주 잘 맞았다"고 말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이에 대해 "업무에서 대통령과 원만한 관계를 가져가면서도 현안에 대해 속도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제 자리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 '美우선' 트럼프와 호흡 척척
행정부 소식통들은 틸러슨 장관 경질의 촉매제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결정이라는 설명도 하고 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여러 무역협상을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들기 원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과 여러 전문가들도 미국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트럼프와 틸러슨의 갈등을 감안할 때 틸러슨의 경질 자체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선 폼페이오가 평소 북핵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이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하지만 그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백악관과 호흡을 맞춰 북미 협상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가 동시에 있다. 폼페이오는 최근 남북대화 진행 과정에서 한국측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협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오의 인사소식에 해외 언론은 비교적 합리적인 인사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오는 5월로 추정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감안했을 때 적합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한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정보력이 뛰어난 참모가 필요하다며 폼페이오 국장의 정보력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실제로 이달 5일 대북특사단의 방북 당시 북한 지도부의 태도변화를 틸러슨 장관보다 먼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성공하는데 가장 필요한 대통령으로부터의 신임을 재임기간 내내 받지 못한 반면 폼페이오는 이미 받아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국무장관은 미국의 외교정책 성공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으로 틸러슨의 경질을 의미하는 '렉시트(Rexit)'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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