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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증가폭 한달새 20만명 줄어.. 정부, 최저임금 여파와 선긋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17:19

수정 2018.03.14 17:19

2월 취업자수 증가 10만명대 턱걸이
[이슈분석] 증가폭 한달새 20만명 줄어.. 정부, 최저임금 여파와 선긋기


올 2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10만명대에 그쳤다. 8년여 만에 최저 수치다. 정부는 설 연휴, 2월 한파,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한국GM 등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제조업 부진 등이 일자리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내놨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은 고용쇼크 수준이다. 1년 전보다 취업자 증가 수가 10만4000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월 1만명 감소한 후 8년1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해 하반기 월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대 초반에서 20만명대 중반으로 떨어졌지만 지난 1월에 다시 33만4000여명이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근거로 고용이 회복되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2월 고용동향을 산업별로 분석하면 도매 및 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은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1년 전보다 9만 2000명이 줄면서 2016년 5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감소뿐 아니라 서비스업 취업자 수도 지속적으로 줄어들다가 2월에는 1만3000명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업도 2만2000명 줄면서 9개월째 감소세다.

정부는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감소를 경쟁 과다로 분석했다. 또 일부 자동차 업체의 구조조정도 도매 및 소매 판매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에서 고용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등 다양한 요인이 혼재돼 있어 최저임금 영향만 따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히 우세하다.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 크게 줄고, 임시.일용직에서 감소한 것을 봐서는 최저 임금 인상 여파로 본다"며 "당분간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저임금 근로 위주로 취업자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직업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판매종사자가 7만7000명 감소했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각각 18만2000명, 8만5000명 줄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제조업 부문은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나타나고 도소매업은 단기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2월 고용악화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2월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6000명 감소한 126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4.6%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년 전보다 2.5%포인트 하락한 9.8%였다.
청년층 실업률은 2013년 2월 9.0%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청년실업률이 소폭 하락한 것은 취업자 증가와 함께 공무원시험 원서접수 시점이 늦춰진 것도 영향을 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안정자금 등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예산.세제.금융.제도개선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실효성 있는 청년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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