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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이 땅위 청춘에게 ‘미투, 위드유’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17:33

수정 2018.03.14 17:33

[fn논단]이 땅위 청춘에게 ‘미투, 위드유’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며 그 열풍이 뜨겁다. 미투운동이 활화산처럼 번지는 것은 포노사피엔스 시대로 진입하면서 일어나는 당연한 사회변화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로 부상한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기존 대중매체 시장의 권력구조를 붕괴시켰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한 포노사피엔스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완성되면서 대중매체의 영향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 디지털 플랫폼의 위력 덕택에 미투운동은 전 세계 20억 인구의 '좋아요'를 받으며 사회혁명의 상징이 되었다. 포노사피엔스 시대의 윤리와 규범은 대중 스스로 정한다.
미투운동의 진정한 의미는 이제 보편적 상식이 보다 엄격하게 지켜지고 적용되는 새로운 사회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사회에 미투운동이 절실한 분야가 또 있다. 바로 청년 일자리 만들기다. 구글(세계2위), 아마존(세계3위), 텐센트(세계5위), 페이스북(세계6위), 알리바바(세계8위) 등은 포노사피엔스 시장 생태계의 확대로 성장한 기업들인 동시에 청년 일자리가 가장 많은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에 축적된 5000조의 자본은 방송, 유통, 게임, 택시, 호텔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기존 비즈니스를 파괴하고 신산업으로 교체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이미 73조 기업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호텔업으로 성공한 에어비엔비는 36조 기업이 되었다. 문제는 청년들이 도전해서 성공시킨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기존질서를 파괴하는 나쁜 기업들로 취급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처럼, 중국처럼 신산업에 도전해보려고 하면 규제로 막고, 안되면 머리띠 두르고 각목 휘둘러 막는다. 게임처럼 새롭게 성장하는 사업도 우리는 그저 시큰둥하다. 2017년 베이징에서 열린 최고의 인기게임 롤드컵 결승전은 인터넷방송으로만 무려 5000만명이 시청했고 결승전은 4만1000명이 들어가는 대형 스타디움을 꽉 채워 진행했다. 인기가 엄청나니 많은 청년 일자리와 기업이 형성된다. 이 행사가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됐는데 어떤 정치인도 이 세계적 이벤트를 국가적으로 후원하고 다양한 사업화를 시도하자고 얘기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열기가 뜨거워지자 투기성 산업이라며 규제의 철퇴를 날렸다. 예상치 못했던 청춘들의 엄청난 비난에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어른들 상식에 맞지 않는 사업은 막고 보는 게 관례다. 청년들이 스스로 좋아서 신나게 도전하고 성공도 꿈꾸는 일자리들은 규제와 폭력으로 억압하고, 자신들 권위에 무릎 꿇어야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왜 안하려 하는지 정신상태가 틀려먹었다고 타박이다. 미투운동 폭로 성명을 통해 많이 듣던 이야기다. 성공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신사업들 중 50%는 우리나라에 오면 불법이 된다.
어른들의 상식이 세계시장의 상식과 50%는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폭력적 규제에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어른들은 얼마나 더 아파야한다고 얘기할 것인가. 나도 청년 폭행의 방관자는 아닐까 두려운 마음이다.
지금부터라도 그대들이 하는 모든 도전을 응원한다. 청춘이여 미투 위드유.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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