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중국 '담배와의 전쟁'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정협 위원이나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기업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의 경제발전을 위한 제안을 내놓는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에서 AI 선두기업으로 도약 중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도 대표적인 조언자다. 지난 2015년부터 AI 관련 안건을 제시해온 그는 올해도 변함 없이 'AI' 관련 정책을 제시했는데 그의 제안내용 가운데 특이한 게 눈길을 끈다. 바로 '전국 금연지역 확대 정책' 안건 제시다.

중국이 흡연실태가 얼마나 심각하면 IT관련 기업인이 금연 관련 정책을 제안했을지 이해가 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유엔개발계획(UNDP)과 '중국이 감당할 수 없는 계산서'라는 공동 보고서에서 중국의 흡연 실태가 방치될 경우 21세기에 흡연 관련 질환 사망자가 2억 명을 웃돌고 수천만 명이 빈곤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가 이례적으로 특정 국가의 흡연 관련 보고서를 낸 이유가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담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금연 정책 협약에 가입해 2006년부터 이를 시행했다. 그러나 느슨한 관리가 일반인들의 흡연관행을 꺾을 순 없었다. 관리감독 방식의 구조적 모순에서 흡연정책 실패의 원인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담배산업을 담당하는 공업정보화부가 금연정책을 맡아왔다. 담배를 생산하는 중국연초총공사(CNTC)도 이 부처의 관할에 속한다. 산업생산을 장려하는 부처에서 금연정책을 함께 맡을 경우 산업우선주의 정책으로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 국유기업인 담배 회사의 수익이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지난 2016년 중국 담배 회사의 수익은 972억 위안(약 17조원)에 달했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심각성을 깨닫고 기구 개편에 나섰다. 지난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된 국무원 기구 개편 방안에 따르면 기존 공업정보화부가 담당했던 금연 정책이 신설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로 이관되는 것이다. 산업정책과 국민건강 정책을 따로 분리하겠다는 점에서 기존 관리방식에 비해 획기적인 조치다.

그러나 갈길이 멀다. 흡연자 수 3억5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흡연대국의 애연가들의 거센 저항과 과감한 금연 억제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지 두고봐야 할 사안이다. 우선 흡연의 폐해를 경고하는 문구를 담뱃갑에 부착하는 방안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이같은 경고문구는 30%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숙제다. 더구나 문자 방식의 경고 대신 사진으로 바꾸는 방안도 과제다.
특히 담배가격 인상이 최대 난관이다. 중국내 담배 한 갑의 가격은 5위안(약 850원)정도다. 이 담배가격의 인상이 필요한데 확실한 금연효과를 유도하기 위해 올려야 할 인상폭에 관심이 쏠린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