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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분양가... 로또 아파트 분양 현장 가보니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8 14:13

수정 2018.03.18 14:13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을 찾은 방문객들이 분양도우미의 설명을 관심깊게 듣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을 찾은 방문객들이 분양도우미의 설명을 관심깊게 듣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에 위장전입 여부 등 직권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곳곳이 게시돼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에 위장전입 여부 등 직권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곳곳이 게시돼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재건축 분양 단지가 정말 '로또'인가를 놓고 거품 논란이 있을 진 몰라도, 로또 아파트에 대한 관심 만큼은 거품이 아니었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과 경기 과천에서 동시에 개관한 두 재건축 단지에 수많은 예비청약자들이 몰려 뜨거운 청약열기를 입증했다.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낮게 책정한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역설을 만들어 냈다. 덕분에 당첨만 되면 수억원을 벌 수 있다는 '로또 아파트'는 이날 엄청난 유명세를 치렀다. 이에 정부는 '위장전입 조사'라는 압박 카드를 꺼냈지만 강남과 강남권 접근이 용이한 준강남 과천에 진입하려는 대기 수요자들의 의지가 훨씬 커 보인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분양시장 새 역사 쓸까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만 기다리던 사람들이 앞 사람에 뒤질세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지난 16일 마라톤 스타트라인을 방불케 한 서울 양재동 '디에이치 개포 자이' 견본주택 앞 현장의 모습이다. 정식 개관 4시간 전인 오전 6시부터 이미 대기줄을 형성하기 시작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5000여명이 모일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건설사측에서도 개관 당일 방문 자제를 권할 정도였다. 실제 지난 16일 '디에이치 개포 자이' 견본주택을 다녀간 이는 총 1만5000여명이다. 17일엔 1만2000여명이 다녀갔고, 18일에도 1만6000여명이 다녀갔다. 16~18일 사흘간 총 4만3000여명이 방문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정부가 디에이치 개포 자이를 특정해 위장전입 여부를 꼼꼼히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위축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깨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위장전입 여부를 결국은 구청에서 하게 될텐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있다. 일일이 실제 거주하는지를 조사하는 게 쉽겠냐"면서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를 찾은 수요자들도 수많은 경쟁자를 보고 놀란 눈치였다. 아내와 함께 현장을 찾은 50대 남성 A씨는 "이 많은 사람들이 현금 7~8억원을 조달 가능하다는게 솔직히 믿기진 않는다"고 말했다.

청약가점으로 당첨 가능권에 들어도 세무조사 가능성을 우려해 청약을 망설이는 수요자도 있었다. 서울에 사는 40대 B씨는 "현재 전세금인 4억원인데 제일 작은 아파트가 당첨된다 해도 9억원이 넘으니 당장 5억원을 어떻게 조달할 지 소명해야 할 것 아니냐"라고 난감함을 표했다.

박윤서 견본주택 현장소장은 "'똘똘한 한채' 열풍으로 꼭 무주택자만 실수요자가 아닌게 됐다. 이미 집이 있어도 더 나은 것으로 갈아타는 게 트렌드가 된 셈"이라면서 "특히 분양가 공개 이후 확실히 주변보다 싸고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전용 103㎡형이 50%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리는 만큼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특별공급, 21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3.3㎡ 당 2955만원 '과천 위버필드'도 흥행
'과천 센트럴파크푸르지오 써밋'에 이어 올해 과천에서 두번째로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인 '과천 위버필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과천 로또 아파트'라는 기대감에서다. 이 단지는 16일 오후 2시 기준으로 3000여명의 방문객들이 견본주택을 찾았다.

3.3㎡당 분양가(2955만원)가 3000만원을 넘지 않아 주변 단지보다 최대 1억원 낮게 분양가가 나오다보니 견본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의 연령층도 20대~70대까지 다양했다. 과천에 수십년간 거주했던 실수요자부터 다른 경기도 지역이나 인천, 서울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거주하는 한 70대 여성은 "과천에 사는 지인이 역세권에 그나마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곳이 있다고 추천해줘서 (견본주택을)오게 됐다"고 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30대 부부는 "실거주 목적이긴 하지만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값 보다 낮아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예상보다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많아서 다들 우리와 (로또 아파트에 대해) 같은 생각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물론 1순위 당해 지역에 청약접수할 수 있는 과천 실수요자들이 적다보니 '1순위 미달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1순위 기타지역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워낙 뜨거운만큼 전 전용면적이 1순위 기타지역에서 마감 될 것으로 보인다고 SK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50대 남성은 "어차피 1순위 당해지역은 해당되지 않아 예비당첨자 비율이나 부적격자 물량 추첨 방식이라도 알아보려고 나왔다"면서 "부적격자 물량이라도 잡게 꼼꼼히 분양일정을 살펴 봐야겠다"고 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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