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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2탄] 투르크메니스탄 최초 종합 석유화학단지'메이드 바이 코리아'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9 16:50

수정 2018.03.19 16:50

[건설 한류 현장을 가다] (4) 현대엔지니어링 투르크메니스탄 에탄크래커 생산시설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연간 47만톤 생산능력 갖춰 모래바람 부는 혹독한 환경서 무재해 6000만 인시 달성
용접기술-전기.계장교육센터서 현지 인력 양성 '믿음' 쌓아 3년반 동안의 결실 내달 거둬
[fn 해외 대기획 2탄] 투르크메니스탄 최초 종합 석유화학단지'메이드 바이 코리아'


앞으로 한 달 후면 투르크메니스탄 황량한 사막의 은빛 공장에선 연간 39만t의 폴리에틸렌(PE)과 8만t의 폴리프로필렌(PP)이 생산된다.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은 내수 판매는 물론 타국으로도 수출돼 앞으로 투르크메니스탄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종합 석유화학단지는 한국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이 짓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글로벌 최고'다. 20일 성상록 대표는 "2018년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백년 기업을 넘어 지속가능한 기업의 기반을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변화와 혁신으로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건설업계가 한발 더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성 대표의 이 같은 다짐은 적어도 투르크메니스탄에선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글로벌 최고' 현대ENG, 투르크메니스탄에선 현재진행형

모래바람이 불어닥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운 에탄크래커(천연가스 분해시설)가 이를 증명한다. 이 플랜트는 카스피해와 맞닿은 서부 연안 키얀리 지역에서 추출한 지하 천연가스에서 에탄과 프로판을 분리해내고, 이를 다시 에탄크래커를 통해 에틸렌이나 프로필렌으로 분해한 후 최종 제품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연간 39만t의 폴리에틸렌과 8만t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프로젝트의 전체 사업금액은 약 30억달러로, 2013년 수주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이 하고 있던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타당성 조사부터 금융 주선,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 시공, 시운전까지 공사의 모든 과정을 담당했다. 거대 프로젝트답게 용지 토공사에 들어간 절토(깎거나 파는)와 성토(쌓거나 덮는) 물량의 합계도 1200만㎥에 달할 만큼 어마어마했다.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만큼 안전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이런 안전관리는 '무재해 6000만 인시' 달성으로 이어졌다. 무재해 6000만 인시는 직원 1000명이 매일 10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할 때 6000일(약 16년4개월) 동안 사고 없이 공사해야 가능하다. 전체 면적이 81만㎡(약 25만평)에 하루 투입되는 인력만 최대 1만3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현장에선 보기 드문 기록이다. 무엇보다 현장이 수시로 모래바람이 부는 혹독한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본사와 현장, 협력사 임직원 사이에 치밀한 협업과 연락체계를 만드는 일"이라며 "플랜트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관리를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꼼꼼한 시공관리는 공정기간도 단축했다. 작년 9월 기준 공정률이 98%인 현장은 원래 계획된 사업 완료예정일보다 5개월 앞당긴 올해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접기술 교육센터' 통해 건설기술 한류전파…수주로 이어져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종합 석유화학단지인 '에탄크래커' 프로젝트는 2014년 착공 당시부터 국가적 관심을 받았다. 현장 최대중량물 설치 등 중요한 마일스톤에 해당하는 행사 때엔 현지 국영방송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작년 1월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수한 기술력과 공기 단축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이런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 사업 수행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건설한류 전파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6년 현지 플랜트 용접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개소한 '용접기술 교육센터'가 대표적이다. 3개월 주기로 4기를 운영했고, 15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 협력업체 등에 채용돼 현장 전문 용접공으로 투입됐고 현지 고용안정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1기 졸업생 3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와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등의 견학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프로젝트 적기 준공을 위한 원활한 인력 투입과 후속 프로젝트를 대비한 기능인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 회사는 작년 1월 교육과정을 확대해 '전기.계장 교육센터'를 추가 개소했다. 여기서도 8개월간 약 100명의 수료생이 성공적으로 교육을 마쳤다. '친한파'를 육성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보여준 '물심양면'의 노력은 일감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2009년 처음으로 수주한 갈키니시 가스탈황설비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이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만 벌써 8개(총 85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 밖에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에서도 잇따라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업계 중앙아시아 실적 1위를 유지 중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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