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상선-SM상선 결국 ‘각자도생’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9 17:13

수정 2018.03.19 17:13

SM상선 "북미노선 협력"에 현대상선 거부로 일관하자 해외선사와 협력으로 선회
현대상선은 2M 공조 강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연합뉴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연합뉴스

우오현 SM그룹 회장. 연합뉴스
우오현 SM그룹 회장. 연합뉴스

현대상선과 SM상선이 국적선사간 해운 협력을 두고서 벌인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SM상선은 현대상선측에 국적선사간 북미 노선 협력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현대상선측이 SM상선측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사간 갈등이 지속됐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선사간 중복 노선 방지 및 과당경쟁을 막는 상생을 각 해운사에 당부해왔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SM상선이 국내 해운사간 협력이라는 상생틀에서 벗어나 각자생존 경영전략에 초점을 맞추게 될 전망이다.

SM상선측은 더 이상 현대상선과 협력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향을 피력했다.
SM상선측은 "현대상선 말고도 다른 해외선사와 협력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이같이 전했다. 더 이상 국내 해운사하고만 상생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이에대해 "SM상선이 중국 해운사와 노선협력을 하더라도 그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상선 혼자 뛰기도 버거운데 SM상선과 함께 하는 것은 무리"라며 SM상선과 미주노선 협력은 힘들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위해 회사의 업무역량을 집중해왔다.

■현대상선, SM보단 2M과 공조

현대상선은 검증이 안된 SM상선과 협력보다는 오랜 공조를 유지해왔던 세계 최대 해운연합인 2M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전망이다. 2M은 세계 1,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의 해운동맹이다. 글로벌 해운동맹은 운임을 비롯한 운송조건에 관해 협정을 맺고 선박과 노선을 공유하기도 한다.

해운업계 일각에선 컨테이너선 시황 악화속에서 무리하게 한진해운 인수와 함께 국적선사 사업에 뛰어든 SM그룹이 경영 오판에 따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런 이유로 현대상선측이 SM상선의 경영 오판의 짐을 짊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SM그룹은 박근혜 정부시절에 인수.합병(M&A)를 통해서 승승장구하면서 한진해운까지 인수에 성공, 해운업계에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화물 선적량이 크게 줄면서 SM그룹은 선박 운행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이 어려워진 SM상선이 현대상선과 인수합병을 염두해두고 있다는 루머까지 나왔다. SM상선이 현대상선과 협력에 집착하다보니 생긴 오해였다. 이에대해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은 회사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SM상선, 해수부에 불만 쏟아내

아울러 SM상선측은 문재인 정부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정책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SM상선 관계자는 "해수부가 하고 있는 해운사 지원책들이 실질적으로 효과는 없었다"면서 "해운사들이 새로 배를 건조하도록 돕는 것보다는 화물을 채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특정 선사(현대상선)에 대한 정부의 해운 지원책에 맞춰져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공적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된 현대상선측에 향후 해운산업 재건 지원금이 몰릴 것에대해 SM상선측은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이후 한국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서 오는 7월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
해수부는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해운사 지원을 준비중이다. 또한 해운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따라 2020년부터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춰야 한다.
정부는 친환경선박 확대를 위한 지원금도 준비중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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