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합의에 의한 관계"… 법리 다툼 예고

두번째 검찰 출석

자신의 비서 등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여비서 등을 수차례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두번째로 검찰에 출석해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시 성관계에 강압이 있었는지, 안 전 지사가 업무상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 성관계를 가졌는지 등을 집중추궁했다.

안 전 지사는 19일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에 출석,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고 그에 따른 사법 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앞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2015~2017년 4차례에 걸친 성추행과 3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난 14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또 안 전 지사의 수행.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등을 당했다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은 업무, 고용 등 관계 때문에 자신의 보호나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처벌 조항으로 '위력'은 폭행.협박은 물론이고 지위나 권력을 통해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안 전 지사는 당초 지난 9일 자진출석해 "죄송하다"는 말만 거듭했으나 이날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피해자 주장에 맞서는 법리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 9일 갑자기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출두한 안 전 지사에 대해 충분한 사전 준비가 없어 안 전 지사의 입장을 듣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날 피해자 및 참고인 조사 내용, 압수물 분석 등을 토대로 고강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 전 지사와 피해자들 사이에 위력이 존재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안 전 지사가 피해자들과 주고받은 문자, 통화내역 및 범행 장소로 지목된 서울 오피스텔과 관사 등에서 확보한 CCTV 영상과 출입기록 분석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