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매력 ‘뚝’…유럽국채에 다시 열광하는 亞투자자들

장안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0 10:08

수정 2018.03.20 10:55

최근 미국채 매력이 떨어지면서 아시아 투자자들 사이에 유럽국채가 또다시 각광 받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채권매입에 따른 최저 수익률로 아시아 투자자들은 지난 수년간 유럽국채를 외면해왔다. 그러나 ECB가 차츰 출구를 향해 가면서 수익률이 되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창 물오른 유로존 경제와 달러화 환헤지 비용 급증이 유럽국채 투자매력을 되살리는 모습이다.

최근 벨기에·스웨덴·유럽투자은행 등이 진행한 국채발행에서 아시아 투자자들이 상당액을 사들였다고 한다.

벨기에의 최근 15년물 45억유로 입찰에서 아시아 투자자들이 전체의 12%(5억4000만유로)를 받아갔다. 지난해 입찰 때 채 1%에도 미치지 못하던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런던의 한 은행가는 “유럽이 양호한 성장궤도를 유지하면서 아시아계 투자자들이 귀환하고 있다. 유럽국채 수익률도 더 이상 낮지 않고 무엇보다 미국채를 둘러싼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국채입찰 계획과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 등이 미국채 매력을 희석하는 요인들이다.

또 다른 은행가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과 대형은행들, 일본계 자산운용사 등이 유럽국채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럽 재무성 자료를 봐도 일본 투자자들의 유럽채권 순매수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유로화 헤지 비용이 달러화보다 낮은 점 역시 환율변동에 민감한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달러/엔 환헤지 비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에 근접했다.
반면 유로/엔 환헤지 비용은 훨씬 안정적인 수준이다.

미국채가 유럽보다 언더퍼폼하는 것도 아시아계 자금의 유럽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미-독 단기물 스프레드는 20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