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IT업계도 '사람이 먼저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0 16:57

수정 2018.03.20 16:57

[차장칼럼] IT업계도 '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다.'

정치계에서만 통용될 것 같은 이 말이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IT 업계에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주요 관심사다. 내년에 본격 상용화될 5G 이동통신은 현재의 4세대(4G) 이동통신보다 20배나 빠르다. 더 빨라진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안전' 및 '보안'도 주요 고려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경우 사람이 아닌 기술이 자동차를 운전한다. 안전을 위한 촘촘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기술의 발전은 사람이 더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스마트폰 업계도 '사람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사람 대 사람 간 소통의 재미를 높이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사람들이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S9의 이모티콘 소통 기능인 AR이모지와 초고속카메라 기능인 슈퍼 슬로모션 기능을 널리 알리기 위한 체험 마케팅을 대폭 확대했다. 그동안 고객지원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은 LG전자도 신형 스마트폰은 물론 구형 스마트폰까지 최신 운영체제(OS)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편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기에는 '팔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일단 제품을 내놓고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기만 하면 끝나는 것처럼 고객서비스에는 소홀했다. 이는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결코 좋은 전략이 아니었다. 실망한 고객들이 고개를 돌렸다.

스마트폰은 이미 단순한 IT 기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하루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지품 중 하나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얻고 여가시간을 즐기며 지인과 소통한다. 단순한 물건을 파는 것처럼 접근해선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최근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사람 마케팅'이 반갑다. 고객을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IT 업계는 유독 '최초' '최고' 등의 수식어에 민감하다. 우리나라같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선 이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객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들만의 경쟁일 뿐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람 마케팅에 집중한다면 오랫동안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이설영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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