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그룹 22일 창립 80주년, 이벤트 없이 ‘조용히’ 보낸다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0 16:59

수정 2018.03.20 16:59

삼성그룹이 오는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지만 별다른 창립 이벤트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이 아직 기다리고 있고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미래전략실이 1년 전 해체된 탓에 행사를 챙길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창립 80주년 행사로 삼성 80년사를 되돌아보는 영상물을 제작,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공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하지만 그룹 맏형인 삼성전자는 물론 1938년 3월 설립된 모태기업 '삼성상회'의 후신인 삼성물산도 오는 22일 별도의 창립 기념 이벤트를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계열사 임직원들이 일정기간 사회봉사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또한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공식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삼성은 떠들썩한 창립 이벤트는 열지 않았지만 창립을 전후로 총수의 경영 메시지를 전파하고는 했다.

실제 지난 2014년 3월에는 온라인사보인 '미디어삼성'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마하(Mach) 경영 메시지를 5회에 걸쳐 다뤘다. 삼성이 글로벌 선진기업 중에도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80주년을 맞은 삼성의 이러한 소극적 행보는 삼성에 대한 세간의 비판 여론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삼성의 1년 반 넘게 사법 당국의 조사와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진행된 검찰 압수수색과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수사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구속됐다. 1년 넘게 재판을 받은 뒤 지난달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아직 상고심 재판이 남아 있다.


삼성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 내부에서는 중장기적인 그룹 이미지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실적이 이끄는 회사’에서 ‘가치가 이끄는 회사’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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