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GM 협력업체 "실사기간 2개월도 버티기 힘들다"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1 11:57

수정 2018.03.21 15:25

"한국GM의 실사가 이뤄지는 2개월간 부품협력업체들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문승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 협력업체들의 처지를 '위험 수준'으로 평가하며 이 같이 토로했다.

문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GM 협력업체들은 외상채권을 담보로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 운영자금으로 쓰는데,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며 "1차 협력사들이 2~3차 업체에 발행한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되면, 2~3차 업체들이 부도가 나고 부품공급망 붕괴로 1차 업체들도 연쇄부도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GM 부품협력업체 30여곳의 대표들이 참석해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특히 협력업체들은 한국GM 경영난으로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고 어음 할인이 막혀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1차 협력사의 경우 2월 공장 가동률이 50~70%대로 떨어졌고, 1~2월 누적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0.6% 급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매출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협력업체들은 이런 어려움을 최근 한국GM 사측과 노조에 전달하고 사태 해결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제네럴모터스(GM) 본사가 신차 투입을 포함한 사업 정상화 계획을 제시하면 노조는 사측의 자구안에 협력하고, 정부와 산업은행은 한국GM 조기 정상화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측과 협상 주체인 한국GM 노조에 대한 호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GM 협력사인 신진화학주식회사의 문창호 대표이사는 "노조는 사측과 협상하는 당사자고, 우리는 협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며 "협력업체들은 시간을 더 끌게 되면 모든 걸 잃게 되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제이피씨오토모티브의 윤관원 대표도 "법정관리 얘기가 나오면서 매출 감소로 1·2·3차 협력업체 등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들 30만명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한국GM의 1차 협력업체는 301개다.
이 중 한국GM에만 납품하고 있는 업체는 86개에 달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