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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중기 희망 리포트] 뷰티 가전 전문기업 유닉스전자 "프리미엄 시장 강자로 도약하겠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1 17:00

수정 2018.03.21 22:55

이한조 대표, 제품혁신 이뤄..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 출시
사진=김범석 기자
사진=김범석 기자


유닉스전자가 달라졌다. 지난 40년 간 3만~5만원대의 중저가 시장을 공략해 국내외에서 5000만대의 이.미용 기기를 판매한 '다품종 소량생산'의 대표 주자 유닉스전자는 이제 프리미엄 시장 강자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이슨 슈퍼소닉은 혁신 그 자체다. 모터를 몸체 안으로 넣었다. 기존 드라이어 성능과 디자인을 아예 뛰어 넘었다." 다이슨 마케팅팀의 홍보 문구가 아니다.
유닉스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 드라이어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이 '다이슨 따라잡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이한조 유닉스전자 대표(사진)의 답변이다.

최근 서울 원효로 유닉스전자 빌딩에서 마주한 이 대표는 간절하고 절박했다.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 시장 진출을 위해 수많은 고민을 한 듯 보였다. '프리미엄'이 그동안 유닉스전자의 정체성과는 다소 멀기 때문일 것이다. 연구소를 보유한 유닉스전자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한 해 40~50가지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이미용기기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해왔다.

이 대표는 "2년 반 동안 준비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하면 다이슨 특허를 피하면서 프리미엄 드라이어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모터, 디자인, 제품 기능과 가치까지 처음부터 다 다시 했다. 포장 박스 샘플비만 200만원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슨이 없었다면 이런 기술력을 이용한 프리미엄 드라이어가 팔리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 것 같다"며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이 세상에 나오는데 다이슨의 공이 컸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슈퍼소닉에 자극 받은 유닉스전자는 드라이어의 본질인 바람에 집중했다. 강한 바람이 직선으로 머릿결에 닿아 모발 건조시간을 줄이도록 했다. 머리카락에 열이 머무는 시간을 줄여 '건강하게' 머리를 말린다는 가치를 심었다. 세계 최초로 음이온 헤어드라이어를 개발한 유닉스전자는 이번에는 음이온과 양이온이 함께 나오는 플라스마 시스템을 채택했다. 200만개가 넘는 이온이 머리카락을 코팅해 드라이를 마치고 나면 모발이 더 건강해진다. 이것이 슈퍼소닉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따라하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 유닉스전자의 고급화 이면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반성과 쇄신, 자기성찰이 녹아 있다. 지난해 유닉스전자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매출액이 꺾였다. '검사' 출신에 '미용사 자격증' 취득 등 특이한 이력으로 업계에 혜성 같이 등장해 11년 간 승승장구한 이 대표지만 뷰티 가전의 경쟁 심화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가 심화된 가운데 이 대표 스스로 "지금은 누가 경쟁자인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할 정도로 시장은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유닉스전자가 걷기로 한 길은 어떻게 보면 고루하다. 이 대표는 되레 '연구'와 '소통'을 강조했다. 본질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그의 '경영 철학'은 소통' 방점이 있다. 두루뭉술한 소통이 아니라 '돈을 잘 벌기 위한' 소통이다. 이 대표는 매출이 아닌 영업이익률을 좇는다.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은 생산성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직원들이다. 회사 내부의 소통이 잘 돼야 버리는 돈을 줄인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경영자라면 누구나 그렇 듯 저도 지속가능한 매출을 원한다. 그건 영업익률이 말해준다. 매출 올리기에 급급해 아무 중국 제품을 떼다 팔긴 싫었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제대로 팔겠다는 뜻이다."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바로 이 영업익률을 높이기 위한 지름길이 내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제조업에서 로스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유닉스전자 기기들이 모델 수만 250가지가 넘는다. 재고 관리가 매출, 영업익과 직결된다. 관리를 잘하려면 회사가 소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닉스전자는 소통을 위해 건물도 뜯어 고쳤다. 유닉스전자 본사 건물 1층은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핑크색과 골드가 어우러져 세련된 느낌을 주는 쇼파 뒤로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 소개 영상이 돌아간다. 1층과 지하는 과감하게 뚫었다. 지하도 아닌 1층도 아닌 공간에는 7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회의실과 샴푸실, 연구실 등이 모여 있다. 직원들은 유닉스전자 키친에 들러 커피를 들고 계단에 마련된 의자에 삼삼오오 모여 얘기한다.


이 대표가 유닉스전자에 입사한지 12년, 사장으로 취임한지 5년 차.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저도 능력이 안되면 떠나야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다만 여러 쇄신을 통해 회사가 단단해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단단하다는 의미는 영업익률일 수 있고 판매대수나 진출 국가 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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