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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2탄] 경전철 교량 8.5㎞ 건설… 도심 교통정체 '해결사'로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1 17:39

수정 2018.03.21 21:27

[건설 한류 현장을 가다] (5) 대림산업의 베트남 하노이 경전철 3호선 공사
정부 시범사업 2014년 수주 현재 공정률 80% 넘은 단계
핵심자재 '보' 제작 노하우 현지 업체에 직접 전수까지.. 내년 3월까지 완공 '청신호'
대림산업이 건설공사를 맡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진행하고 있는 '하노이 경전철 3호선' 현장. 대림산업은 3호선 경전철 중 하노이 뇬 차량기지에서 대우호텔까지 8.5㎞ 구간의 공사를 하며,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건설공사를 맡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진행하고 있는 '하노이 경전철 3호선' 현장. 대림산업은 3호선 경전철 중 하노이 뇬 차량기지에서 대우호텔까지 8.5㎞ 구간의 공사를 하며,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fn 해외 대기획 2탄] 경전철 교량 8.5㎞ 건설… 도심 교통정체 '해결사'로


【 하노이(베트남)=김용훈 기자】 대림산업이 '오토바이 천국' 베트남 하노이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하노이 인구는 대략 760만명에 이르지만 대중교통은 버스가 전부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척박하다보니 가구당 오토바이가 보유대수가 1~3대에 달한다. 전체 오토바이 대수는 500만대를 넘는다.
지난 5일 퇴근시간 무렵 찾은 하노이 구시가지 호안끼엠 호수 주변의 횡단보도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사람이 얽히고설켜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우버가 발달한 것도 그래서다. 하노이는 시내 어디서든 10분 안에 우버 기사를 만날 수 있다.

■'오토바이 천국' 하노이, 대림산업 경전철이 바꾼다

이런 풍경도 몇 년이 지나면 아득한 옛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2008년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최성화 대림산업 하노이지사장은 "'자전거 천국'이던 베트남이 오토바이 천국으로 바뀐 것이 불과 10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하노이 시민들이 오토바이 대신 경전철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정부가 심각한 교통정체와 대기오염 등을 해소하고자 경전철사업을 추진하면서 막연했던 기대가 현실로 바뀌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도시철도본부를 신설하고 총연장 288.5㎞, 8개 라인으로 구성된 경전철 공사를 시작했다. 1호선은 일본 업체가 곧 착공을 앞두고 있고, 2호선은 중국 자본이 공사를 하게 됐다. 4~8호선은 계획 단계다.

가장 먼저 발주돼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3호선 공사는 우리나라 대림산업이 지난 2014년 4월 8400만달러(약 871억원)에 수주했다. 프랑스개발기구(AFD)와 유럽투자은행(EIB)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재원이다.

대림산업은 하노이 뇬(Nhon) 차량기지에서 대우호텔 인근까지 약 8.5㎞ 구간에 경전철이 다니는 고가철도 교량을 건설한다. 현재 공정률은 80%를 넘어섰다. 첫 계약 당시 공사기간은 '착공 후 50개월'이었다. 지난해 1월 완공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녹록지 않았다. 공사 부지는 하노이시 소유의 부지지만 이를 점유하고 있는 민가를 철거하거나 고압선을 정리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에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 지사장은 "베트남에서 이런 식의 공사기간 연장은 흔한 일"이라며 "그래도 내년 3월이면 공사가 완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적 문제가 해결됐다고 공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오승종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공사구간의 3분의 1은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지인 탓에 통제가 쉽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야간공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보를 앉히는 작업은 언제나 밤을 새워야 한다.

■현지업체에 '보' 제작기술 전수

대림산업의 경전철 공사는 전철이 도로 위로 달릴 수 있는 도로를 만드는 작업이다. 먼저 지상으로부터 40m 길이의 파이프를 지하 점토층, 모래층, 자갈층까지 넣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기둥을 세운 후 '유 거더(U Girder)'라고 하는 보를 상부에 설치한다. 이렇게 설치된 보들이 연결되면 경전철이 달릴 수 있는 '철로'가 된다. 대림산업이 맡은 8.5㎞ 구간 전체에 기둥이 세워진 상태이고, 이 보를 기둥에 얹는 작업만 남았다.

문제는 이 보를 설치하는 작업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구간의 특성에 따라 설계한 주형을 만들고, 거기에 콘크리트를 부어 굳혀 최종 보를 만들어낸다. 하노이에서 80㎞ 떨어진 하남의 현지 업체가 제작한다. 이 업체는 대림산업으로부터 제작기술을 전해 받았다. 현재 한 달이면 보 30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보를 하노이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도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보를 실은 트럭이 이동경로 중간에 설치된 게이트를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를 옮기려면 게이트를 넓히는 공사를 먼저 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어려웠던 것은 공사가 아니었다. 오 소장은 "게이트를 넓히는 공사를 하려면 해당 관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행정처리가 더뎌 애를 먹었다"며 녹록지 않았던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보 설치작업은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진행된다. 하노이 통행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싸워야 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3개월 동안 지속되는 '우기'다.

오 소장은 "하노이는 1년에 평균 5회 태풍이 온다.
재작년엔 세 번의 태풍이 하노이를 덮쳐 현장 펜스가 무너지기도 했다"며 "다행히 작년엔 태풍이 하노이를 다 피해가면서 한 건의 피해도 없었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노이 현장은 현재 400만인시 무재해를 기록 중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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