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회, 권한만큼 견제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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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정국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회의 대통령 권력 뺏기가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국회에선 자신들이 개헌 논의를 주도하겠다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과 권한을 나누려는 야권은 그 권한을 국회로 가져오기 위해 연대라도 할 태세다.

지금 개헌정국은 총리선출 방식을 비롯해 권력구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국민에게 어떤 제안을 한들 동의를 얻기 힘들다. 결국 권한을 강화하려는 의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그렇기에 국회의원들을 견제할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동시에 의원에 대한 특권을 줄이는 것도 빼놓아선 안 된다. 아직 의회에 대통령 권한을 넘겨줄 만큼 국민들의 신뢰는 두텁지 못하다. 개별 국회의원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그들이 뭉쳤을 때 나오는 비효율의 극치는 오랜 역사를 통해 지켜봐왔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회로 가져오길 바라는 예산권만 해도 그렇다. 매년 예산심의 때마다 난무하는 쪽지예산과 자기 지역구로 예산 끌어다 쓰는 의원들의 행태를 보라. 이 상태에서 예산권이 의회로 넘어온다면 국민의 세금 부담은 불 보듯 뻔하다.

비례대표 출신 국회의원이 개헌 토론회에서 "국회에 와보니 지역구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를 더 생각하더라. 예산권을 넘겼다간 지역예산만 신경쓸 가능성이 있다"고 제동을 건 것은 곱씹을 만하다.

의원들 스스로 잘 안다. 국민들이 국회를 얼마나 불신하는지. 그래서 추진되는 것이 국민소환제이나, 다른 대안도 추가로 검토되고 있다.

우선 의원들의 헌법상 특권인 면책특권을 완화하는 방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회의장에서 적어도 타인의 명예훼손 목적의 발언에 대해선 면책특권을 적용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통령의 의회 견제 권한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한 거부권과 의회해산권을 대통령이 기존 대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개헌 입장을 밝히면서 국회 특권 축소를 밝혔다.
얼마나 현실화할지 두고볼 일이다.

개헌이 국민들의 큰 관심사가 아닌 듯해도 많은 국민은 자기 힘만 키우려는 국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커지는 힘에 대한 견제 강도를 높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