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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출소 첫 행보로 유럽 출장길 올라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5 20:05

수정 2018.03.25 20:05

구속 사태 이후 무너진 글로벌 네트워크 재구축 나설 듯 
이재용 부회장, 출소 첫 행보로 유럽 출장길 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뒤 첫 대외행보로 해외 출장을 택한 것이다. 출소 뒤 45일 만에 2016년 9월 인도 방문 이후 1년6개월 만의 해외 출장에 나선 이 부회장은 유럽 주요 사업 파트너와 핵심 투자자, 고객사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측은 25일 "이 부회장이 신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면담을 위해 지난 22일 유럽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와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기공식, 이달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 등 일체의 공식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를 먼저 찾은 것은 그만큼 글로벌 네트워크 재구축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과거 이 부회장은 국내는 미래전략실과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해외 거래처 관리와 신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 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른 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한 검찰 및 특검 수사와 수감생활로 1년 넘게 글로벌 경영 무대에서 밀려났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탈리아 엑소르사의 차기 이사진에서 배제됐다. 엑소르는 글로벌 자동차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지주회사다. 이 부회장의 수감 사태만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9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파트너인 만큼 '삼성전자-하만-엑소르' 간의 협력 비즈니스가 구체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구축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그동안 M&A 후보를 이미 물색해놓고 이 부회장의 최종 결심만 기다려왔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지멘스나 BMW, 폴크스바겐, 발렌베리, 로슈 등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에 있거나 이 부회장이 개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업체나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부재 기간 삼성전자는 안정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일상적인 경영 활동을 벌여왔지만 총수 차원에서 해결할 과제는 미뤄둔 상태였다"면서 "이 부회장이 오너만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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