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MB, 불면증에 식사 제대로 못해..檢, 28일 옥중조사 재시도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7 14:58

수정 2018.03.27 18:28

측근 "억울하다는 입장"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식사를 거르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구치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9일 옥중조사를 재시도할 방침이지만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조사 거부입장을 고수할 경우 불발 가능성이 높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치소 생활 닷새째를 맞은 이 전 대통령은 대부분 3끼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식사를 해도 많이 남기거나 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영양사가 짠 식단에 따라 1식 3∼4찬과 국을 배급받고 식사 뒤 식판과 수저를 직접 설거지하고 있다. 한 끼 식사에 배정된 예산은 약 1400원이다.

■"혐의 부인 여전..숙면 못 취해"
'동부구치소 수용자용 3월 식단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식사로 모닝빵과 쨈, 음료수, 옥수수 콘샐러드를 제공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 일과대로 오후 5시 저녁을 먹고 오후 9시 잠자리에 들지만 거의 숙면을 취하지 못한채 오전 6시 30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측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의료진을 대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일과시간에 책을 보거나 변호사·가족 등을 접견,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비하고 있으며 하루 1시간 운동 시간에도 책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어서 구치소 내 작업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억울하다는 입장"이라며 "이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식사를 잘 못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이 머무는 독방은 3평 정도(10.13㎡)로, 화장실(2.94㎡)을 포함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머무는 서울구치소 독거실(화장실 포함 10.98㎡)보다 조금 넓다. 내부에는 TV, 거울, 접이식 매트리스,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등이 있다.

영치금으로 제한된 금액(하루 4만원) 안에서 일부 물품을 구매할 수는 있으나 흉기로 쓸 우려가 있어 플라스틱 제품만 준다.

■김윤옥 여사 조사 방안 검토, 아들 시형씨도
한편 검찰은 28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옥중조사를 재시도하되 계속 거부할 경우 수사 보강을 위해 부인 김윤옥 여사를 조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로 추가수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당초 검찰 수사팀은 김 여사 조사를 신중하게 검토했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김 여사도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질 경우 '정치보복'이라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김 여사를 따로 조사하지 않거나 조사해도 최대한 예우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여사 역시 이 전 대통령을 따라 검찰 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정치 보복' 논리를 앞세워 검찰 조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 전무는 이 전 대통령 차명재산 관리에 관여한 것은 물론, 이 전 대통령 지시로 회사를 장악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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