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단독]미투 가해 지목된 교수, 학생 추가고소?..악화일로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30 13:19

수정 2018.03.30 13:20

30일 성신여대 A교수실 앞에 해당 교수의 성폭력을 지탄하는 학생들의 메모가 빼곡히 붙어 있다. 해당 교수는 성폭력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일부 학생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성신여대 A교수실 앞에 해당 교수의 성폭력을 지탄하는 학생들의 메모가 빼곡히 붙어 있다. 해당 교수는 성폭력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일부 학생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신여대에서 벌어진 성폭력 미투(#MeToo, 나도말한다)의 사실관계를 놓고 학생과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 학교 학과장 출신의 A교수는 최근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대자보를 쓴 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하기 위해 관련 증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관련기사 : [단독]미투 가해자 지목된 성신여대 교수, 학생들 고소>
반면 학생들은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교수의 성폭력 가해를 알리는 미투 운동을 전개하며 A교수에 대해 사과와 파면을 주장하고 있다.

발단이 된 것은 학생들이 이달 27일 교내 게시판에 A교수를 겨냥한 ‘성범죄자 000(교수이름)는 보아라!’는 대자보를 써 붙이면서다.

A교수가 학생에게 “안아달라” “허벅지가 너무 빈약하다” “같이 작업하려면 부부처럼 지내야 한다”는 식의 성희롱적 발언과 여학생의 허리나 등을 감싸는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A교수는 대자보가 붙은 다음날 학생들을 허위사실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서울 성북경찰서에 고소했다. A교수는 성폭력 행위에 대해 부인하며 대자보 내용을 증거 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자보는 현재 학교에서 철거된 상태다.

이 학교 학과장 출신의 A교수는 지난 28일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대자보를 쓴 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학교 학과장 출신의 A교수는 지난 28일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대자보를 쓴 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A교수의 고소 사실이 처음 보도된 29일 학생들은 오후 6시부터 3차례에 걸쳐 ‘#성신여대_미투 해시태그 및 실검 총공(격)’이란 제목으로 A교수의 가해를 주장하며 이를 알리는 글을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뜨렸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일부 트위터 계정에서는 A교수에 대한 비판 글과 함께 실명과 사진, 학과 및 사무실 전화번호 등 개인 신상정보도 온라인에 그대로 노출됐다.

A교수는 학생들을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교수가 인터넷 자료를 증거로 확보하는 대로 학생들을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성신여대는 A교수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달 초 이 사건을 인지하고 성윤리위원회에서 A교수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며 “A교수가 맡던 학과장직에서 보직해임하고 수업 및 학생지도에서도 배제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교수는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를 당한 학생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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