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연금이 재정 흔든다고?

까마귀가 날아오르자 배가 떨어졌다. 최근 정부가 '2017년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가장 이슈가 된 점은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가 국가부채 1500조원을 견인했다는 지적이었다. 하필 같은 날 올해 국가공무원 4637명을 충원한다는 47개 부처의 직제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연금충당부채 때문에 국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을 더 늘린다는 이 두 가지 사실이 상승 효과를 내면서 대중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그런데 정말 공무원 때문에 국가재정이 흔들리는 걸까. 누가 지었는지 이름도 무시무시해 곧 국민을 빚더미에 나앉게 만들 것 같은 '연금충당부채'는 사실상 나랏빚이라고 볼 수 없다. 정부가 직접 빌린 돈이 아니고 확정된 부채가 아니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는 지난해 말까지 발생한 연금수급권에 따라 현재 재직공무원과 기존 연금생활자 및 유족이 사망 시까지 받을 연금급여를 모두 합한 추정액이다. 또 연금충당부채는 재직공무원이 매월 납부하는 기여금 등으로 대부분 충당한다. 국민 세금이 아니라 재직 공무원들의 부담인 것이다.

만약 이날 국가결산이 이슈가 아니라 집배원, 소방관 등 턱없이 부족한 현장 공무원 인력에 대한 뉴스가 이슈를 선점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을지 모른다. 해마다 과중한 업무로 사망하는 현장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그들의 처우는 어떤 방식으로 개선해야 하는지가 더 시급한 사회문제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실체도 모호한 충당부채라는 개념을 만들어 마치 나라세금을 거덜내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정부부처가 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시급한 것은 현장 공무원 증원이다.

'오비이락'은 사실 우연히 일어난 일을 뜻하는 사자성어가 아니다. 까마귀가 배나무에서 배를 쪼아먹고 날아가자 그 밑에 있던 뱀이 이에 맞아 죽었다. 이후 뱀은 돼지로 다시 태어났고, 까마귀는 꿩으로 다시 태어났다. 돼지가 칡뿌리를 캐어먹다 돌이 굴러내려 꿩이 치여 죽었다.
꿩이 사람으로 환생해 이 돼지를 사냥하려는 순간, 천태지자 대사가 그들의 악연을 끊어내기 위해 '오비이락'으로 시작하는 법문을 외우며 깨우침을 내렸다. 공무원연금은 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메운 전력이 있다. 공무원연금도 2015년부터 대대적 개혁을 하고 환골탈태의 노력을 하고 있는 지금 꼬인 실타래를 끊어내야 할 때다.

true@fnnews.com 김아름 정책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