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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금타 노조, 5000명 생존권 버릴 셈인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9 16:54

수정 2018.03.29 16:54

해외매각 불발땐 청산뿐.. 전직원 투표라도 해보길
경영난에 빠진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30일 결정된다. 노조가 이날까지 해외매각 등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 현금이 바닥난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채권단 지원으로 연명해왔다. 앞서 산업은행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6473억원에 인수하는 안을 승인했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여전히 해외매각에 반대해서다.
노조는 29일 광주공장에서 해외매각 철회, 법정관리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30일까지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의 해외매각 반대 이유는 대량해고와 이른바 '먹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지난주 한국을 찾아 "3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 기술만 빼가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소액주주, 비노조원들은 해외매각에 찬성한다. 이들은 이날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파산할 경우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비노조원 1500명은 "법정관리는 결국 파산이다. 해외매각이 최선은 아니지만 반대할 수만은 없다"고 노조 측에 호소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강경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8일 "다음 주 빚을 갚지 못해 금호타이어가 부도 처리되면 청와대도 막지 못한다. 법대로 정리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인수하기 전에는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채권단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존속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에 그쳤다.

노조는 쌍용자동차의 사례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쌍용차는 우여곡절 끝에 인도 자본 마힌드라가 인수해 성공한 경우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아픔을 겪었지만 쌍용차는 노사가 하나가 돼 티볼리 신화를 일궈냈다. 2016년엔 9년 만에 흑자가 났다. 그 결과 2013년부터 올해까지 500명 넘는 해고직원이 복귀했다.

광주에 본사를 둔 금호타이어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금호타이어 고용인원만 5000명을 넘고, 190여곳의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까지 합치면 수만명에 이른다. 노조는 해외매각을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제안한 전 직원 투표라도 해보길 바란다.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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