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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글로벌 공룡社 만들기… 국유기업 합치기 속도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1 17:19

수정 2018.04.01 17:19

조선.에너지.철강업체들 구조조정.통합 적극 추진
효율성.경쟁력 높일 계획.. 車.항공업계 합병도 전망
中, 글로벌 공룡社 만들기… 국유기업 합치기 속도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간 통합으로 글로벌 공룡 기업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공급과잉과 효율성 저하로 고전하고 있는 조선, 철강, 해운,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잇단 기업간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시에 덩치를 키워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탈바꿈시켜 두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중국 국무원은 중국선박중공(CSIC)과 중국선박공업(CSSC) 간 합병을 예비 승인했다. 두 조선사가 합병할 경우 연간 매출 규모가 총 5080억 위안(86조2940억 원)이 된다. 이로써 세계 초대형 글로벌 조선사 탄생을 예고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 리서치에 따르면 CSIC와 CSSC의 수주잔량은 2월 현재 104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현대중공업의 772만t을 크게 웃돈다. 이는 전체 시장의 1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업체 3곳의 매출합계의 2배를 넘는 규모다.

이번 중국 조선사 합병은 글로벌 조선산업 경기악화와 중국내 조선업체 난립에 따른 효율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구나 세계 조선시장 흐름이 초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는 조짐에도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중국국유기업간 통합을 통해 공룡기업으로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는 여러 업종에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분야 중국 국유기업간 '빅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올해 초 중국핵공업그룹(중핵그룹, CNNC)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중국핵건, CNEC)의 합병안을 승인했다. 두 기업의 합친 총자산은 5000억 위안(약 80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3월 양사간 합병설이 제기되다가 올들어 실체를 드러내며 중국 원전공룡의 탄생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실질 경영권은 중핵그룹이 갖는다. 두 기업의 합병은 중국 원전업계가 고속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고도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에는 중국전력투자그룹(CPI)과 국가핵전기술공사(SNPTC)가 합병해 총자산 7000억 위안의 국가전력투자그룹(SPI)이 탄생한 바 있다.

20016년 12월에는 중국의 대형 철강회사인 바오강과 우한그룹이 합병해 중국 1위, 세계 2위의 철강회사인 바오우강철로 거듭났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최대 국유 석탄회사인 선화그룹과 중국 6대 전력회사 중 한 곳인 궈뎬전력간 합병이 최종 확정돼 국가에너지투자그룹으로 새출발했다. 국가에너지투자그룹은 총자산 1조8000억위안(약 303조원), 직원 33만명에 달하는 종합 에너지 회사다. 코스코는 지난 2015년 정부 주도 아래 차이나시핑과 합병해 자산 150조원이 넘는 해운공룡으로 재탄생해 4위에 올랐다. 이에 지난해 홍콩 OOCL도 인수하며 물동량 기준 세계 3위 해운사로 우뚝 서게 됐다.


중국 국유기업 합병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항공, 에너지 등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국유기업 개혁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100개가 넘던 국유기업을 지속적인 합병을 통해 80개로 줄이는 목표를 세웠다.
덩치를 키워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목표외에 산업간 수직계열화와 가치사슬의 연계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각종 인수합병 카드가 활용되고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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