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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2탄] 현대건설, 축적된 기술력 총동원.. 까다로운 대형 매립공사 순항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2 16:45

수정 2018.04.02 21:19

[건설 한류 현장을 가다] (7) 현대건설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원 매립공사
콘크리트 양생자동화시스템, 공장형 케이슨 생산방식 등 자사만의 공법 적용해 성과
싱가포르서 독보적 입지 굳혀
[fn 해외 대기획 2탄] 현대건설, 축적된 기술력 총동원.. 까다로운 대형 매립공사 순항


【 싱가포르=윤지영 기자】 싱가포르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투아스 핑거원 매립공사 현장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 1월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투아스 핑거원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투아스 남부지역내 약 2㎢ 면적의 바다를 메워 국토를 넓히는 대규모 매립공사다. '투아스'는 지역명이고, '핑거'는 부두가 길게 뻗은 손가락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2027년 컨테이너 터미널 이주계획'에 따른 첫 공사다. 싱가포르정부는 이 매립지에 컨테이너 터미널 단지를 조성하고, 기존 터미널 부지에는 주거.상업 복합단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주롱타운공사(JTC)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은 지분 29%를 보유한 리딩업체다. 국내 건설사는 삼성물산(28%)이, 해외건설사는 일본의 펜타오션(28%)과 네덜란드 반우드.보스칼리스(각각 7.5%)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 이종찬 현장소장(상무)은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항만시장을 선도해온 현대건설의 축적된 기술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된 공사"라고 자평했다.

■현대건설만의 각종 공법 적용

이 프로젝트는 약 7780억원(7억700만달러) 규모의 대형 매립공사다. 현장에는 현대건설만의 각종 공법이 적용됐다.

현대건설은 우선 자사가 최초로 개발한 '콘크리트 양생자동화시스템'을 적용했다. 해외 프로젝트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것은 핑거원 매립공사가 처음이다.

이 시스템은 콘크리트 타설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온도균열을 막기 위해 개발됐다. 양생자동화시스템을 이용하면 콘크리트 내·외부 온도차를 자동제어해 대형 구조물의 균열을 막을 수 있다.

공장형 생산방식을 적용한 케이슨 생산도 현대건설만의 공법 중 하나다. 케이슨은 속이 비어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해상 매립공사 과정에서 케이슨은 대형 컨테이너의 접안이 가능한 '안벽' 역할을 한다.

케이슨 1함은 15층짜리 아파트 1동 크기와 비슷하다. 투아스 핑거원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중 최대 높이인 29.4m의 케이슨 91함(1만3500t)이 설치된다.

현대건설은 케이슨 제작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995년 국내외 건설사 중 최초로 '공장형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통상 케이슨1함 생산시 소요된 20일 정도의 시간을 7일로 단축시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 상무는 "케이슨 대안 설계를 통한 최적화로 발주처와의 신뢰감을 높였다"고 말했다.

무게가 2만t에 달하는 케이슨을 바다에 잘 옮길 수 있도록 반잠수선을 만든 것도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기술이다.

■항만분야에서 독보적 존재감

현대건설은 투아스 핑거원 프로젝트 외에도 싱가포르에서 연이어 해상 매립공사를 수주하는 등 항만분야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 상무는 "싱가포르 국토의 7%에 달하는 매립공사를 수행했을 정도로 (싱가포르에서) 입지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840억원(7400만달러) 규모의 '창이지역 동부 매립공사'를 수주했다. 공공주택청(HDB)이 발주한 이 공사는 창이공항을 확장하고, 관련 도로 이설을 위한 창이공항 남동쪽 부지 매립공사다.

올해 첫 해외수주도 싱가포르에서 따냈다. 현대건설은 투아스 핑거원 프로젝트에 이어 약 1조2000억원(11억달러) 규모의 '투아스 핑거 스리 매립공사'를 추가 수주했다. 해양항만청이 발주한 해상매립 공사로, 싱가포르 서단에 위치한 투아스 항만단지 지역에 387㏊ 면적의 신규 매립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싱가포르에서 '수주 낭보'가 전해지기까지는 발주처와의 돈독한 신뢰관계와 자사만의 남다른 기술력이 작용했다는 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 상무는 "항만분야는 전 세계 10여개 건설사가 경쟁을 벌일 정도로 치열하다"면서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항만 공사에 필요한 대형 해상 장비를 20대 이상 보유할 정도로 경쟁력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후 싱가포르 해상 매립공사 수주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도록 (핑거원) 공사를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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