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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받은대로 되갚아주는 中… 무역전쟁은 보복戰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2 17:08

수정 2018.04.02 17:18

中,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美돼지고기.과일에 고관세
추가 관세보복땐 맞보복키로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관세폭탄 공격에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겨냥한 맞보복에 착수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겨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더구나 미국의 6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추가 관세보복이 단행될 경우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추가 맞보복 조치를 결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국무원 비준을 거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가 2일부터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25% 인상하고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서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재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안보 예외 규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조치가 중국에 끼친 손해에 대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처에 대응해 지난달 23일 양허관세 중단 리스트를 발표하고, 대중의 의견을 수렴했다"면서 "정부가 국가와 산업이익 보호 조처를 하는 것에 찬성했고, 일부 국민은 더 강한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의 맞보복 조치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표밭인 미국산 농산물을 집중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실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타깃이 된 농축산물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팜 벨트'(농장지대) 주들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작년 대선 당시 돼지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주 가운데 8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중국의 맞보복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이날 표적이 된 품목에는 미국산 대두가 빠졌다. 미국은 자국 내 대두 생산량의 3분의 1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의 관세보복 여부가 양국 무역전쟁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중국이 추가적인 관세보복 조치 카드로 대두를 유예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600억달러(약 63조7800억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물리기로 한 행정명령에 대한 추가 보복조치도 가능하는 점을 이번 조치를 통해 시사했다.

중국 언론들도 미국의 보복에 대한 중국의 상응하는 보복이 잇따라야 한다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중국이 맞보복 조치와 관련, "미·중 양측이 무역전쟁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미 무역전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면서 "이번 중국의 보복조치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의 반격"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이어 "중국의 보복 명단은 30억달러어치의 과일과 돈육 등 미국산 제품으로, 보복 규모가 미국이 중국산 철강관세로 중국에 끼친 손해와 대등하다"면서 "이는 중국이 타협하지 않으며 미국의 이유 없는 관세부과에 대등하게 보복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 동시에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이는 빈말이 아니며 실제 행동으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아 후발적으로 타격하고 있으며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아 상대가 때리는 만큼 당하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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