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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전면전 확산] 中 히든카드는 ‘대두·자동차’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4 17:07

수정 2018.04.04 17:07

농산품 관세 등 전략 윤곽.. 수입중단되면 자국도 타격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맞보복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중국의 대미 맞대응 전략은 미국의 보복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타격을 가한다는 '상응보복' 원칙을 공공연히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선제 공세에 나서기보다 미국의 공세에 대한 후속 맞공세로 팽팽한 전선을 형성한다는 패턴도 보인다. 이는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한다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

구체적 보복대상은 중국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의 전망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중국산 1300여개 품목을 겨냥한 고율관세 조치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에 관세폭탄을 쏟아부을 기세다.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대미수출을 억제하고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에 타격을 주는 '일석이조'를 노린 전형적 행위"라며 "기왕 무역전쟁을 해야 한다면 미국의 약점을 노려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먼저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옥수수 등 농산품에 타격을 줘야 피해면적이 크고 정치적 충격도 크다"면서 "집권 여당인 미국 공화당은 장차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생산하는 농축산물을 겨냥, 지난 2일부터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128개 수입품목에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미국산 대두는 유예를 해놨지만 이날 미국의 대대적 관세보복에 따라 대두를 겨냥한 맞보복 카드도 구사할 태세다.

미국산 대두를 겨냥한 포격에 앞서 중국 내 시장에 불어닥칠 부메랑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도 준비하는 모습이다.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와 재정부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농업과 농가우대를 위한 8개 영역, 37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중 핵심내용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지역의 옥수수·대두 농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산 대두 수입중단이 자칫 자국 내 수급불안을 낳을 것을 우려해서다.

대두에 이어 미국산 자동차와 항공기도 즉각 보복 대상품목에 올랐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제너럴모터스(GM)의 최대 해외시장"이라며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해서 관세를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매체는 이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역시 거론하면서 "보잉 항공기의 주문을 일부 줄여 유럽 업체로 돌려야 한다"면서 "이는 미국에 아주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 무역갈등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경우 양국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을 우려해 모종의 조율이 모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중국의 경우 '강대강' 맞보복 조치를 취하면서도 미국에 시장진입 문턱을 낮추는 등 출구전략도 동시적으로 구사하는 모양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말 포럼에서 "올해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으로 중국은 계속 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침해행위를 규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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