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 깜짝실적으로 위기론 날렸다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6 17:26

수정 2018.04.06 17:39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15조6천억 또 사상최대
매출은 4분기째 60조원대.. '반도체 하락설' 등 불식시켜
삼성 깜짝실적으로 위기론 날렸다


삼성전자가 지난 1.4분기에 깜짝 호실적을 거두고도 내우외환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외적으로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에 시달려 왔고, 내적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으로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1.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해 불안감의 불씨는 일단 잡았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3.9면

삼성전자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6일 공시했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인 14조6000억원보다 1조원이나 많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조8980억원보다 무려 57.6%나 늘었고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전분기 15조1470억원에 비해서도 3.0% 증가하면서 신기록을 다시 썼다.


1.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50조5480억원)보다 18.7% 늘어난 60조원으로 4분기 연속 60조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분기의 65조9780억원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26%를 나타냈다. 전년 같은 기간 19.6%보다 무려 6.4%포인트 오른 것이다. 국내 제조업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5~6%다.

실적은 반도체 부문이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3에 달하는 11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했다.

KB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이 서버 D램 수요 강세와 공급부족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 11조4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대 이상의 1.4분기 성적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 내부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형이고, 삼성전자에 대한 검찰의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검찰이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 전격적으로 삼성전자 서비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여기에 반도체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부침이 심한 반도체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른바 '슈퍼호황'은 언젠가는 꺾일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정부가 반도체 가격인하 압박을 이어가고, 미국 정부 역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대내외 상황이 삼성전자를 옥죄고 있는 만큼 실적에 대한 집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위기 상황에서 본업이 흔들리면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2.4분기 이후 실적은 일단 긍정적이다.
2.4분기에 또다시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올해 전체로는 매출 260조8000억원, 영업이익 62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지난해 실적 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분쟁 이슈, 마이크론 주가 급락, 낮아진 원·달러 환율 등 외부적으로 부정적 요인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반도체 사업의 경제 기초여건은 더욱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 실적 전망치는 더욱 상향될 수 있고,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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