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의협 '문재인케어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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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사협회의 대립이 심상치 않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최대집 당선인이 '문재인케어' 결사반대를 내세우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 당선인은 선거 당시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리겠다" "3~5년 감옥에 갈 준비까지 돼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첫 갈등은 '상복부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이다. 최 당선인은 당선 발표가 나자마자 '상복부 초음파 고시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자 정부는 4월부터 '상복부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을 강행했다.

최 당선인은 문재인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4월 하순쯤 대규모 궐기대회, 집단휴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일은 정부와 의사협회 모두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한다.

정부는 문재인케어를 시행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국민의 의료비가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의협은 보험급여가 되면 검사횟수 제한으로 추가적 치료는 무조건 불법이 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보건복지부는 급여대상 검사는 몇 회를 하든 보험 적용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비 중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비율이 3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1.9배나 높다. 이처럼 보장성이 떨어지는 것은 비급여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비급여가 급여화되면 다른 비급여 치료를 개발해 수익을 보전해왔다. 따라서 국민들도 비급여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실손보험에 가입했다. 이 때문에 민간 의료보험 시장이 건강보험 전체 재정인 50조원과 비슷한 40조39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병원에 가면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문의하고 가입돼 있으면 여러 가지 치료를 권유하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문재인케어가 실시되면 향후 5년간 30조6000억원의 재정이 건강보험에 투입된다.

하지만 정부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할 때는 의료비의 100%가 아니라 70~80% 수준에서 가격을 정하게 된다.

당연히 의사 입장에서는 보험 진료의 적자를 메우던 비급여 진료마저 줄어드니 적자로 돌아설 게 뻔하다. 이제 의사들도 참을 수 없는 수준이 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국민이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의사들은 살 만하다는 게 국민정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국민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하지만 정부도 문재인케어가 5년 이후에도 지속되려면 필수의료인 경우에는 보험 수가를 제대로 올려줄 필요가 있다.
사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국민이 내는 보험료(직장인 본인부담금 3.06%)에 비해서는 의료보장성이 높은 편이다. 실손보험료 부담을 줄인다면 건강보험료를 조금 인상하더라도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케어의 지속 가능성도 고민해야 할 때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산업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