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로]

소상공인에게도 봄은 온다

전국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경남 진주를 시작으로 위쪽으로 올라온 벚꽃축제는 지난주에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도 시작됐다. 만개한 하얀 벚꽃과 노란 개나리 등이 화려한 색상으로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꽃을 마중 나온 상춘객들의 복장은 봄과 어울리지 않는다. 꽃샘추위로 마음과 달리 옷은 여전히 두툼한 것이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봄이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것 같다.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은 중국 당나라 시대 동방규라는 시인이 처음 쓴 말로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의 뒷구절이라고 한다.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이 완성된 문장으로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의미다. 유래는 이렇다. 중국 전한시대 왕소군이라는 궁녀가 흉노왕에게 시집을 가게 됐다고 한다. 흉노와 화친을 위해 절세미인 왕소군을 척박한 땅인 흉노로 보낸 것이다. 이를 바라본 동방규가 안타까운 마음에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봄철 누구나 한번쯤 말해볼 것 같은 춘래불사춘은 소상공인들 마음도 대변하는 듯하다. 사업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의 첫마디는 '쉽지 않다' '힘들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시작했지만 현실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실제 소상공인의 고된 삶은 수치로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294.4시간, 휴무일은 3일에 불과했다. 근로일 27일로 계산하면 일평균 10.9시간 근로한 셈이다.

남들 쉴 때도 일하고 있지만 수입은 오히려 적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자료이기는 하지만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 329만원의 63.5%에 불과했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10년과 비교하면 32만원이나 줄어들었다. 지금은 이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만나본 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이렇다보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최근 택시를 타서 기사에게 경기가 어떠냐고 묻자 "알면서 왜 묻느냐"는 타박이 돌아왔다. 이어 "갈수록 힘든 거 같다. 분명 좋았던 시절이 있었던 거 같기는 한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소상공인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동네슈퍼 협업화 지원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형식적 지원이 아니라 효과적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이다.


최근 며칠 동안 비는 물론 눈까지 내리며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사라졌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봄은 결국 온다. 소상공인의 마음에도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산업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