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해운재건 ‘장밋빛 부양책’ 딜레마

지령 5000호 이벤트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국내 해운업을 세계 5위로 끌어올리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지난 5일 발표한 뒤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정부가 장밋빛 목표를 세웠지만 부실 기업들에게 지원을 강행해 또 세금만 낭비한다는 반대 입장이 즉각 나왔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극과 극'으로 갈린 평가로 인해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선주협회는 이전 정부에선 한진해운을 살려달라고 아무리 외쳐도 외면했지만, 문재인정부에선 해운업계의 의견을 과감히 수용하고 있다고 극찬해왔다.

그렇지만 정부의 해운 지원정책은 시장경제 입장에선 불합리한 것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내 대표 '국적선사'라는 이유로 현대상선을 세계 10대 해운사로 키우겠다는 것도 SM상선 등 후발 해운사들에겐 차별로 비쳐진다. 선박 발주 지원을 위해 3조1000억원대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출범시키는 것도 다른 구조조정 업종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국책은행 입장에선 이미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이들 기업이 흔들릴 경우 투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이들 기업을 매각할 때까지는 살려 놔야 하는 고민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 시장경제 학자들과 일부 언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상 최대인 5조원대 분식회계에도 불구, 박근혜정부에서 2조9000억원 공공 금융자금을 지원을 이미 약속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중 7000억원을 이미 지난해 사용했고 나머지 2조2000억원을 올해부터 다시 지원받을 수 있다.

적폐청산이라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은 중단되거나 회수돼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 대량 실업을 막아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을 끊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2 3차 협력사들까지 합쳐서 고용인구가 최대 수십만을 넘기기때문이다. 부양가족까지 합칠 경우 배로 늘어난다. 또 수출용 잠수함까지 생산하는 대우조선해양의 방산기술도 보호해야 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3년간 선박 200척 이상의 발주를 지원하는 것도 논란이다. 포화상태 글로벌 해운시장인데 더 규모를 키우면 저가 운임경쟁만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선 발주 선박들을 친환경 LNG연료 선박으로 만들면 향후 운임경쟁에서 오히려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정부 부양책에 대해 대안 없는 무조건적인 비난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부도 공청회를 통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 조율 없이 편협된 정책 도입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