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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고검장 출신' 임정혁 법무법인 산우 대표변호사 "경제적 이해 떠나 모든 사건에 최선"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0 17:01

수정 2018.04.10 21:42

[fn 이사람] '고검장 출신' 임정혁 법무법인 산우 대표변호사 "경제적 이해 떠나 모든 사건에 최선"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의뢰인 입장에서는 각자의 사건이 가장 크고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급) 출신인 임정혁 법무법인 산우 대표변호사(62.사법연수원 16기.사진)는 10일 "검사로서 28년9개월을 재직했고 고위직까지 경험한 사람이 '돈벌이'에 나서는 게 많이 주저돼 퇴직 후 곧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87년 대구지검 검사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울산지검 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서울고검장 등을 거쳐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 1월 산우를 설립, 이끌고 있다.

검찰 재직 시절 '공안통'인 그는 조직의 화합을 우선시하고 상하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는 친화적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우에서도 직원 간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산우에서는 모두 권위의식 없이 소통을 잘하고 있다"며 "사무실에 '불성무물'(不誠無物)이라는 글귀의 액자가 걸려 있는데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고자 다짐한다"고 전했다.

현재 산우는 형사와 민사는 물론이고 행정.가사 소송, 외국기업 자문 및 소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국 제약회사와 법률자문을 성사했고 체코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 자문도 진행 중이다. 산우는 앞으로 여러 국가와 다양한 업무를 협약,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임 변호사는 공장 근로자들 사망사건에서 회사 측 변호인으로 나서 사측 과실이 크지 않다고 변론, 처벌을 최소화했다. 임 변호사는 "사고 현장에 가보니 공장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커 사측의 과실 정도를 경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교훈을 새삼 되새겼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의뢰받은 사건을 차별하지 말라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의뢰인에게 신뢰를 주는 게 법무법인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는 "법무법인 입장에서는 경제적 이해 규모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의뢰인 입장에서는 각자의 사건이 가장 크고 소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명칭인 산우는 우산 산(傘), 벗 우(友)로 우산 같은 친구라는 뜻으로, 임 변호사가 작명했다. 그는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은 무엇인가 아쉬운 사람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비바람이나 햇빛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역사 바로알기 연구원'도 운영 중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자각하기 위한 것이다. 임 변호사는 "보수와 진보를 나누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의구심에서 시작했다"며 "가령 제주 4.3사건 평가에 앞서 언제 일인지부터 아는 사람이 극히 적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생각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바로 알아야 할 역사와 문화가 너무 많아 자각.자습.자성한다는 취지로 설립했다"고 털어놨다.

임 변호사는 "산우가 작지만 규모와 실속 있는 법무법인으로 키우고 대한민국역사 바로알기 연구원을 명품 아카데미로 육성하고 싶다"며 "현재 청소년을 위한 역사 체험학교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 목적을 가진 산우와 그 외 활동 사이에 엄격한 차단벽을 만들고 서로의 목적이나 영역이 침범되지 않도록 세심히 신경 쓰고 있다"며 "경제적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사회에 기여할 다양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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