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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까지 흔드나? ‘김기식 논란’ 격화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0 17:24

수정 2018.04.10 21:12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 놓고 야권, 검찰에 고발장 강수
안철수 “청와대 교만 폭주”.. 우상호 “야당 정략적 접근” 거친 말싸움 선거전에 불똥
靑 "金 낙마설 사실 아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에 따른 거취 문제가 연일 정국을 거칠게 강타하고 있다.

10일에는 야권이 김 원장에 대해 뇌물죄로 검찰에 잇달아 고발장을 제출했고, 서울시장 선거전에도 불똥이 튀면서 거친 말싸움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4월 임시국회가 여야의 개헌 기싸움에 방송법 개정안까지 걸림돌로 작용해 개점도 못하는 상황에서 김 원장 돌발 변수로 정치권은 한쪽이 물러서야 끝나는 '치킨싸움' 양상으로 자존심 싸움이 번지고 있다.

■한국당.바른미래, 金고발장 제출 vs 민주 방어 총력

정치권은 김기식 원장 이슈로 반쪽으로 갈라지고 여야 싸움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범보수 야권이나 시민단체의 외유성 의혹에 대한 고발이 잇따른 반면 여당에선 지도부 뿐만 아니라 의원보좌진협의회까지 성명서를 내고 맞불을 놓은 등 극한 충돌이 들불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뇌물.직권남용.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 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바른미래당도 김 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청와대가 김 원장 문제를 들어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판단을 한 직후부터 김 원장을 위한 총력 방어 태세로 전환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비서와 해외 출장을 갔다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미투'와 연관 지어 선입관을 갖게 하려는 음모"라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피감기관 비용으로 단독 출장을 가는 경우가 전례가 없던 일인데다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 만큼 서둘러 김 원장 거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결국 김 원장이 얼마나 버티겠느냐"며 "얼른 문제를 털고 가는 것이 선거를 앞두고 선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또 이번 사태로 현 정부의 인사 검증시스템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첫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청문정국을 거치며 장관 후보들이 여럿 낙마하는 등 호된 홍역을 치뤄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 원장의 '낙마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김 원장의 사퇴설이 확산되자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제 말씀드린 데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론이 악화될 경우에도 이런 입장을 견지할 것이냐에 대해선 "그런 전제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에도 불똥튀나

김 원장을 둘러싼 여야간 극한 대립은 6월 지방선거전에도 불통이 튀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발표는 '돈은 먹었지만 (피감기관을) 봐주지 않았느니 괜찮다'는 식인데 정말 제정신이냐"며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청와대의 교만과 폭주가 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해 안 위원장이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저는 그것이 정략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김 원장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연일 증폭되면서 개점 휴업 상태인 국회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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