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fn 해외대기획 2탄] 첨단 터널굴착기·톱다운 공법.. 현지가 놀란 '코리아 기술'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08

수정 2018.04.11 17:08

[건설 한류 현장을 가다] (10. 끝) 쌍용건설 싱가포르 T308 지하철공사
현장 인근엔 아파트 단지 그림 그린 12m 높이 방음벽
천장 가림막 등 주민 배려 소음·진동 철저하게 관리
[fn 해외대기획 2탄] 첨단 터널굴착기·톱다운 공법.. 현지가 놀란 '코리아 기술'


【 싱가포르=윤지영 기자】 싱가포르 남동부 마린 퍼레이드 로드 인근의 T308 지하철공사 현장. 영상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근로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마를 새가 없다.

T308공구는 싱가포르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도심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 라인' 남쪽의 동부해안 지역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마린테라스역과 터널 등 총 1.78㎞ 구간을 시공한다. 쌍용건설과 현대건설이 공동사업체(JV) 형태로 수주한 프로젝트로, 쌍용건설이 75% 지분을 보유한 주간사다. 공사기간은 총 85개월로, 오는 2023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류동훈 쌍용건설 현장소장은 "지난 2015년 3월 싱가포르 정부 발주공사 참여 신용등급 중 최고인 BCA A1등급을 회복했다"면서 "같은 해 7월에는 싱가포르 최대 민간은행인 UOB와 최상위 신용등급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보증한도 약정을 체결할 정도로 싱가포르 내에서 신뢰도가 두텁다"고 말했다.


이어 "고난도 지하철 공사로 평가받는 이번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발주처의 두터운 신뢰도와 함께 그간 싱가포르 MCE482 지하차도 공사, DTL2 C921 지하철 현장에서 보여준 쌍용건설만의 뛰어난 기술력과 안전관리 능력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도심공사에 필요한 각종 공법 적용

현장에서는 TBM(Tunnel Boring Machine) 장비가 지하로 들어갈 수 있도록 '수직구'를 만드는 작업이 하고 있었다. TBM은 첨단 터널굴착기로, 지하공간을 효과적으로 뚫을 수 있도록 돕는다. TBM공법을 적용하면 터널 굴착부터 토사 배출까지 작업 등이 자동화돼 빠르고 정확한 공사가 가능하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지중연속벽 공사 및 연약한 지반을 시멘트를 섞어 강화하는 지반개량 공사를 했다.

특히 T308공구는 다른 공사 현장과 달리 현장 부지가 협소하기 때문에 치밀하게 사전 공사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류 소장은 강조했다. 쌍용건설만의 남다른 공법이 적용된 이유다.

좁은 부지를 해결하기 위해 약 140m 구간의 지하보도 개착공법을 '톱다운(Top Down)' 공법으로 변경했다. 이 공법은 지하 구조물을 위에서 아래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도심 공사를 할 때 각종 소음과 먼지를 줄이면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지상부에 콘크리트 슬래브(decking)를 함께 설치해 작업공간을 극대화했다.

■남다른 공사현장 관리로 주민.발주처 만족도↑

도심 한복판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데다 현장 인근에 아파트가 있어서 주민 민원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사장 소음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 앞에 세운 '방음벽'은 현지 언론에 방송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보통 공사현장에서는 회색 계열의 단색으로 이뤄진 방음벽을 설치한다. T308공구에는 이런 방음벽 대신 나무와 구름 등을 그려넣은 높이 12m의 방음벽을 사용했다.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관심을 갖고 친밀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현장 주변 이외에 주요 장비 엔진 부분까지 방음판을 설치했다.

류 소장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학교도 공사현장과 인접해 소음이나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 관리 등에 주민들이 무척 예민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사현장 곳곳에 '천장 가림막'을 설치한 것도 주민들의 불편함을 줄이려는 작업 중 하나다. 폭우가 오더라도 주민들이 비를 맞지 않고 버스를 기다리거나 아파트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원활한 도로 이설 역시 현장관리에 중요한 요소다. 싱가포르 도심 공사는 한국과 달리 지상 교통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작업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사 중에도 버스나 차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도록 우회도로를 먼저 설치한 뒤 공사를 하고 있다.
우회도로를 설치하면서 땅속에 있는 전력 케이블 등을 함께 옮겨야 해 더욱 세심한 현장관리가 필요하다고 류 소장은 강조했다.

류 소장은 "주민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가능한 한 밤에는 소음이 덜 나는 공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을 해결하거나 폭우 등 기상 상황 때문에 공사 진행이 더뎌질 때도 있지만 예정된 기일에 맞춰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도록 전 직원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