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아무리 여기 있어도"..남재준, 최순실 덕분에 국정원장 질문에 반발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2 16:44

수정 2018.04.12 16:44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본인의 원장 취임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제가 할복자살하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남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검찰 측의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이 원장 직에 오른 배경에 대해 신문하던 도중 "원장이 되는데 최씨의 영향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남 전 원장은 "최씨에 대한 이야기는 국정농단 사건이 시작되고 알았다"며 "아무리 제가 이 자리에 있더라도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인격모독 하지 말아달라"고 지적했다.

최씨의 외장하드에서 발견된 남 전 원장의 내정 등과 관련된 파일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사실을 전날 밤 10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군생활만 해서 국정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도 없고 할 생각도 없었다"며 "(박 전 대통령과 통화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만 대답했는데 이튿 날에 언론에서 내정됐다고 발표가 났다.
그 이후 대통령에게 안한다고 하면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자신의 수락 여부와 관련 없이 결과적으로 원장직에 내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 전 원장은 국정원장 취임 초기인 2013년 4월 원세훈 전 원장 시절 심리전단의 불법 정치개입 실태를 상세히 파악하고도 검찰 특별수사팀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 및 재판에 대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그는 "(TF를 만든 것은) 국회 국정조사특위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유관 부서와 협조 및 회의를 통해 정보를 종합해라고 한 것이지 재판 방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와 교감이)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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