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건강식품의 '큰손'은 2030이다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5 16:52

수정 2018.04.15 16:52

[차장칼럼] 건강식품의 '큰손'은 2030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최근 저출산과 유통업체들의 자체브랜드(PB) 공습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대부분의 매출을 장수브랜드에 의존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급성장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건강기능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건강기능식 관련 품목 출하액은 2조2000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5.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식품이 블루오션이라는 사실은 지난 12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열린 서울국제식품포럼에서도 확인됐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라민 라후아즈니아 유로모니터 총괄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건강한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전 젊은이들보다 현재 20~30대가 훨씬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치료보다는 예방적 조치에 관심이 큰 만큼 이들이야말로 건강기능식의 '큰손'이라는 사실이다. 라민 총괄은 눈 건강을 위한 영양제를 젊은층에서 훨씬 더 많이 소비하고, 흡연율 역시 전 세계적으로 젊은층에서 뚝 떨어진다는 사례를 들며 젊은이들이야말로 식품회사에서 주목해야 할 소비층이라고 강조했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과거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등 이른바 '안티에이징' 제품은 노화가 시작된 40~50대를 겨냥해 선보였지만 이제는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예방적' 조치에 훨씬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화장품업체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은 여전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우리 식품업체들도 이제 건강하지만 늙어서도 건강할 수 있도록 예방적 조치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를 타깃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 사실 노년층은 이미 병원에서 '치료'가 시작되는 시기로 건강기능식에 쓰는 비용보다는 병원에서 쓰는 비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는 이미 훨씬 더 세련된 방식의 건강기능식이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건강에 좋은 재료를 쓴 제품이 아니라 DNA테스트를 통해 각 개인에 적합한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면봉에 침을 넣어 회사로 보내기만 하면 DNA분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해빗'이라는 업체는 세계 1위 수프업체인 캠벨수프와 합병돼 각 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식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새로운 개념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100세 시대에 맞는 식품산업 발전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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