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효율성 떨어뜨리는 브라질 코스트
브라질의 높은 세금 부담을 상징하는 임포스토메트로는 지난 2005년 설치됐다. 임포스토메트로를 관리하는 상파울루 상업협회(ACSP) 관계자는 "브라질 국민들에게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알려주기 위한 경고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는 리서치 회사에 의뢰해 확보한다. 임포스토메트로는 매년 1월 1일 리셋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브라질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의 33%에 달한다.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ACSP 관계자는 "브라질 상인들이 세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증오에 가깝다"며 "그러나 브라질 정부가 벌려놓은 공공지출이 워낙 많기 때문에 지금 목표는 더 이상 세금이 오르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세금…올라가는 물가
세금 부담이 크다보니 상인들은 현금가를 버젓이 적어놓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의 경우 현금으로 사면 1000헤알(약 31만원)이나 아낄 수 있었다. 상파울루 현지 가이드는 "물건을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세금을 피하기 위한 현금 거래를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집권 시절인 지난 2015~2016년 8~9%에 이를 정도로 심각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중도 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물가는 잡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2.95%에 머물며 브라질 중앙은행 목표치인 4.5%를 밑돌았다.
■브라질 기업인 "조세항목만 수십여 개…세무부서 따로 만들 정도"
브라질 중견 건설사 '테몬(TEMON)'의 알바로 호세 회장은 "현재 회사가 내야 하는 조세항목이 80여개나 된다"며 "세금을 내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조세제도 탓에 세금을 미납할 때도 있는데 이에 대한 벌금 역시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호세 회장은 같은 항목에 대해 정부 단위별로 세금을 내야하는 중복 과세 문제도 심각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호세 회장은 "연방정부, 주정부, 시정부가 서로 예산이 부족하니 세금 항목을 계속 늘린다"며 "예를 들어 어디에 건물을 지으려고 하면 연방정부, 주정부, 시정부에 각각 따로 내야 한다"고 전했다.
브라질 재계 사람들은 경제가 도약하려면 세금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마스 자노토 산업연맹(FIESP) 국제무역팀장은 "브라질에선 회사가 어떤 물건을 팔아서 100을 받으면 이중 40 정도는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조세제도를 단순하게 만들고 세금 부담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노토 팀장은 "지금 브라질에서 가장 필요한 건 세금 개혁"이라며 "임기가 끝나가는 테메르 정부가 세금 개혁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브라질은 올해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여론조사 1위였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뇌물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면서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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