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무학회 칼럼]

4차 산업혁명의 이면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은 요즘 거의 매일 듣는 말이지만, 사람마다 다 다르게 정의하고 있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산업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데,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컴퓨터 기술이 진전하는 지금의 상황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라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4차 산업혁명은 이미 30~40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견해도 있다.

주목을 끄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 경제나 산업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변혁을 가리킨다는 생각이다. 정치, 교육, 사법, 언론, 군사, 교통, 의료 등은 물론이고 에너지, 빈곤, 질병, 테러 등 사회적 생태계 전반에 걸친 변화라는 것이다.

변화가 일어날 때 이를 뭐라고 부르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지금의 변화가 진정 광범위하고 전폭적 변화라면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을 다소 '과장된 듯' 정의하는 견해에 의하면 이미 사회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증강현실(AR), 로봇공학, 드론기술, 합성생물학, 스마트밸류체인 같은 첨단기술이 커다란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이나 사물인터넷(IoT) 적용으로 디자인, 생산, 유통, 보관, 판매, 소비, 폐기의 전 과정에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는 유기적·상호운용적 패러다임이 등장한다. 이에 따라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무너지고, 한편으로는 거래비용이 거의 없는 초유동성 시대가 열린다. 클라우드 무한저장 기능으로 에너지 보존·재생·재활용이 무제한으로 가능하고 노래나 강의, 자동차, 주택 등은 물론 기술, 지식, 정보 등도 공유하게 되어 소유 개념이 흐려지고 공유경제가 확산될 것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교육이나 사법제도의 고비용·비효율성을 크게 줄이고 나아가 실시간 디지털민주주의도 실현할 수 있다. 도시기능과 사회인프라 측면에서도 효율성, 편의성, 안전성을 대폭 증진하고 아울러 DNA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로 원격진료는 물론이고 평생 면역을 가능케 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반도체를 바탕으로 모든 분야에서 프로그래밍 기능도 크게 증강될 것이라고 한다.

과연 광범위하고 전폭적 혁신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혁신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지식의 반감기가 짧아져 교육이 산업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세계 대학의 절반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AI, 로봇공학, 자동화 기술 등은 이미 인간의 지능을 초과하는 특이점(Singularity)을 넘어서고 있어 노동이 불필요한 시대가 열리면서 현재 직업의 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빅데이터를 잘못 적용할 때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를 초래할 수 있고, 각종 기술력이 선한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때 대량파괴를 불러오는 무기로 둔갑할 수도 있다. 심지어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려는 국가 차원의 파괴적 경쟁으로 3차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그래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이제 지식의 융합성, 공유성, 사회적 지능 등 새로운 개념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지식의 유효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평생교육, 연속교육이 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결코 인간성을 잃지는 말아야겠다. 사람이 기계보다 우수한 부면, 감성을 다루는 일, 공감능력이 필요한 일 등은 사람의 몫이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컴퓨터와 로봇과 드론과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된다면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장석정 美 일리노이주립대학교 경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