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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3탄]전문가들이 말하는 브라질 리스크 해법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7:04

수정 2018.04.19 17:04

[포퓰리즘의 비극 중남미를 가다]브라질 - <3·끝>연금 천국, 경제 지옥
"정치.정부개입이 경제 망친 주범..규제 풀어 자본이 돌게 만들어야"
[fn 해외 대기획 3탄]전문가들이 말하는 브라질 리스크 해법


【 상파울루(브라질)=남건우 이태희 기자】 브라질에서 만난 각계 전문가들은 좌우 성향을 떠나 정부 개입이 줄어야 경제가 성장한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세금과 많은 규제가 브라질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른바 '정치 리스크'야말로 브라질 경제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만난 마르시오 포치만 브라질 노동자당(PT) 재단 회장(사진)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경제 발전을 더디게 만든다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노동자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속한 중도좌파 정당이다. 포치만 회장은 노동자당에 필요한 연구와 교육 등을 책임지고 있다.


포치만 회장은 정치 리스크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 경제위기를 살펴보면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2014년부터 경제지표가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정치 리스크가 경제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2011년 집권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은 경제정책 실패와 정부 회계스캔들 등으로 2016년 탄핵 당했다.

아밀 란도 전 사회복지부 장관 역시 정부 개입이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룰라 정부 1기 때인 2004년부터 약 3년 동안 장관으로 일했다. 란도 전 장관은 "브라질 경제는 규제에 얽매여 있다 보니까 자본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없다"며 "규제를 줄이는 건 세계 경제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본이 자유롭게 돌아가게 해야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계 인사뿐만 아니라 학계와 재계에서도 정부가 경제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글라우코 페레스 상파울루대 정치학과 교수는 "브라질 경제는 기본적으로 높은 세금과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심각하게 적용된다"며 "여기에 정치적 이슈에 영향을 받다 보니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제부문에 대한 정부 개입이 줄어야만 브라질 경제가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브라질 중견 건설사인 테몬의 알바로 호세 회장은 "브라질에선 정부기관들이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며 "웬만한 기업들은 정부에서 다 컨트롤한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브라질 정부는 기업들로부터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거둔다"며 "지금 내고 있는 세금 항목만 해도 80여개"라고 언급했다.

토마스 자노토 산업연맹(FIESP) 국제무역팀장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매출의 36~38%는 세금으로 낸다"며 "브라질 경제 수준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자노토 팀장은 "게다가 조세제도가 매우 복잡해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라며 "세금을 줄이고 조세제도를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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