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월드리포트

[차이나 톡] 中 하이난의 대변신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7:05

수정 2018.04.19 17:05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남부에 위치한 하이난이 격변하고 있다.

중국 자유무역항 건설지역으로 결정된 데 이어 각종 문화산업시설 유치를 통해 세계적 휴양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이난은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변국 관광객에게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다. 그러나 현대식 휴양시설로 지어진 관광타운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외에 딱히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가격에 동남아 유명 휴양지에서 즐기는 것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말도 종종 나온다.

그러나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이난을 중국 최대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하이난을 둘러싼 각종 정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하이난성에 기초적인 수준의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하고 2035년에 이 자유무역항을 '성숙' 단계로 발전시키는 내용의 하이난성 개혁.개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이난은 남중국해의 북서부이자 베트남, 필리핀 등과 인접한 3만4000㎢ 면적의 섬이다. 이를 두고 '제2의 싱가포르'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발표에 이어 중국 국무원은 관광소비 활성화를 위해 하이난성에 경마스포츠 발전을 꾀하고 대형 국제 스포츠경기 등과 연관된 스포츠복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1990년대 이래 광저우, 항저우, 난징 등 중국 주요 대도시로부터 경마 베팅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본토 내 도박산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도박산업까지 전격 허용키로 하면서 특히 마카오 카지노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8일에는 중국 공안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이민관리국이 하이난성의 개혁개방을 지원하기 위해 5월 1일부터 한국을 포함, 59개국에 대해 관광비자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도 대상국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하이난 관광비자 면제 체류기간은 이전의 15일 또는 21일에서 30일까지로 연장된다. 다만 입경 후 하이난 외 다른 중국 지역으로 갈 수는 없다. 외국 관광객이 하이난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급기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국 하와이를 능가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하이난 개발정책이 쏟아지자 부동산 투기 광풍도 불어닥쳤다. 급기야 하이난성은 부동산 투기 행위를 엄단하는 내용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싱가포르의 금융경쟁력과 마카오의 카지노산업 그리고 하와이의 휴양인프라를 넘어서려는 하이난의 변신은 진행 중이다.

jjack3@fnnews.com

fnSurvey